소상공인은 한국경제에서 사업체수와 종사자수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민심이 싸늘해지면 대통령 이나 대통령 후보자는 재래시장에 들러서 할머니, 아주머니와 악수하고 안아 주고 위로하고 간다.
또한 선거철이 되면 대통령 후보자, 국회의원이 반드시 들러서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외치고 가는 곳이 시장이다. 선거철에 후보자들이 열심히 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어려운 상인을 위로하는 장면들이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고 확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표만 얻고 나면 4년 뒤 선거철에 다시 들를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그 대신, 이들이 겪는 애로요인을 청취하고 공부하고 이 분야 연구소와 학자들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진지한 노력은 없다.
선거에서 소상공인은 단순히 어려운 사람,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국민경제에서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어려운 사람 도와준다는 인식으로는 소상공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소상공인도 성장 필요한 기업

기업은 기본적으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자본을 활용한 합법적인 생산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윤을 실현할 수 있어야 생존한다. 이윤은 기업 생존을 위한 제1차 조건이며 고용을 통해 기업의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은 이루어진다. 소상공인도 기본적으로 기업이므로 기업 본연의 목적을 어떻게 잘 실현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소상공인을 평가해야 한다.
기업의 규모는 나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종업원의 수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한국에서는 소상공인, 소기업, 중기업, 대기업으로 나누고 있고, 최근에는 중견기업을 추가했다. 광업, 제조업, 운수업, 건설업에서 소상공인은 10인 미만, 소기업은 10~49인, 중기업은 50~299인이지만, 전기·가스 및 수도업, 도소매 및 기타 서비스업에서 소상공인은 5인 미만, 소기업 5~10인, 중기업은 전기·가스 및 수도업은 10~199인, 도소매 및 기타 서비스업은 10~299인이다.
통계청 ‘전국사업체 조사’ 2009년 기준으로 전체 산업 종사자 13,398,497명 중 51.7%인 6,922,663명이 소상공인 사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9년 사업체수로 보면 전체 사업체 3,069,400개 중에서 87.5%인 2,685,856개가 소상공인이다.
지금까지는 소상공인이 한국경제의 고용, 사업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고 소상공인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 사업체수를 줄여야 하는 대상으로 봐 왔다. 통계청은 2008년 자영업자수가 연평균 597만명으로 집계돼 2000년 이후 8년 만에 600만명 선 아래로 줄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정책금융 재정비해야

소상공인을 이렇게 생각해서는 한국경제의 미래는 어둡다. 왜냐하면 소상공인수는 줄이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업체이고, 더구나 고용의 저수지 역할과 흡수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어, 소상공인을 어떻게 하면 소기업, 중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인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보자.
중소기업연구원이 2006년 소상공인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소상공인의 경쟁열위 부문이 명확하다. 소상공인의 경쟁열위 요소로 자금력 16.3%, 마케팅 14.9%, 가격 13.1%, 주차시설 등 고객편의시설 12.8%, 입지 11.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이 소기업, 중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자금,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상공인방송 yes-TV가 4월 24일 방송을 시작했다. 이는 소상공인의 마케팅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전통시장으로 가야 좋은지, 진짜 맛집이 어디인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에게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찾아갈 곳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에게는 신사업트랜드, 다양한 성공사례 노하우, 매장 및 고객관리비법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을 소기업, 중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따라서 중소기업 정책금융에서 소상공인 성장을 위한 금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종욱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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