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술 마실 수 있는 헌책방…신개념 문화공간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점은 곧 책방을 가리켰다. 대학가의 유명한 서점들은 지금의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못지않게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책방이었다.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건대역 인근의 ‘건대글방’, 고려대 근처의 ‘장백서점’, 연세대 앞의 ‘오늘의 책’ 등이 그런 책방이었다.
이들 서점은 그 존재 자체로 문화공간의 기능을 하기도 했다. 집 근처에도 하나씩 있었던 동네서점들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책을 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
하지만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이 활성화됨에 따라 서점은 점차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상업적인 공간으로만 축소, 변질되고 있다.
그 결과 지역문화의 모세혈관이었던 작은 서점들은 존폐의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가의 유명 서점들도 이제는 성균관대 앞 ‘풀무질’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던 헌책방들은 이제 점포를 찾아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점포들이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요코하마시에 있는 ‘시마시마 북스클럽’은 우리나라의 작은 서점과 헌책방을 되살릴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시마시마 북스클럽의 시마바라 아키라 사장은 ‘커피와 술을 마실 수 있는 헌책방’의 콘셉트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공간이 비좁아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없는 일반 헌책방과는 달리 도서관과 같이 통로가 넓고, 카페와 같은 휴식공간을 만든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 헌책방 본연의 기능 즉, 헌책들을 사고 팔 수 있는 기능도 매장 내에서 모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헌책방들도 벤치마킹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국내에 북카페가 이미 많이 영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카페 내의 책들이 대부분 인테리어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기존 카페의 운영과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헌책방 카페는 이러한 북카페들과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의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 KEY POINT

이 아이템이 새로운 형태의 헌책방 카페라고는 하지만 지역마다 이미 성행하고 있는 북카페나 커피숍 등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내부 인테리어와 책장의 배치는 두 개의 독립적인 공간을 나눠서 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에서 책들과 함께 테이블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카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헌책방 카페를 찾는 고객들은 그 지역 주민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희귀하고 오래된 책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책들, 감성을 자극하는 책들 위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협지, 소설, 만화, 잡지 등을 함께 배치해 놓는 것도 좋을 것이다. 헌책 가격은 기존의 헌책방에서 운영했던 가격대로 비슷하게 책정하면 된다.
카페의 커피와 차, 서브 메뉴들의 가격은 일반 대형 브랜드 카페의 가격보다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업비용은 점포 인테리어 및 간판, 커피 관련 시설 및 물품, 헌책 재고관리 시스템 개발, 원목 책장 구입 등으로 약 1억원 정도가 예상된다.

■자료제공=중소기업청ㆍ소상공인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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