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도 중소제조업의 인력부족률이 3.0%로 2010년보다 0.5%포인트나 높아졌다고 한다. 기능인력이나 단순 노무직의 부족률이 매우 높을 줄 알았는데, 연구직(5.4%)과 기술직(4.7%)의 비율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모든 직종에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인력확보 상의 애로사항을 물어보니 ‘취업지원자가 없다’는 것이 1순위였다.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더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는 판국에,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는 사람을 못 구해 안달이니 역설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러한 일이 빚어지는 것일까?
한마디로 임금과 근무환경, 사회적 인식이 대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지나친 고학력화 및 이에 따른 구인 구직간의 보상, 숙련, 정보의 눈높이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 인력수급 부조화(miss match)의 근본원인인 것이다.
이 해묵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그 해법은 우선 중소기업을 매력있는 직장, 보람의 일터로 만드는데서 찾아야 한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야 하고 모자라는 부문은 정부와 우리 사회 모두가 도와야 한다.

中企 구인구직 미스매치 심각

먼저 기업(인)은 중소기업이 언제까지나 저임금의 대명사가 되어서는 안되고, 그렇게 되어서는 존재할 수조차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획기적인 임금인상이야 어렵지만 생산성을 높이고 시설자동화 등을 추진하면서 임금체계를 꾸준히 상향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상당한 임금을 주고도 고품질의 제품 생산이 가능해야 미래의 존립이 보장된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을 원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회사 경영의 내실을 다지면서 그 기업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널리 알리는 전략이 요망된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대기업보다 떨어지기는 하지만 비전이 있고 종업원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 줄 때 종업원의 충성심이 우러나오고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법이다.
그러나 개별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구에서 대기업 수준의 급여와 특출한 근무여건을 자랑하는 중견기업이 필요인력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것을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단지 중소기업이란 이유로 외면을 당하는 것이다. 우리 시회에 깔려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바로 잡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 수 없다.

中企 인식개선·지원강화 필요

우리 국민들의 98%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응답하면서도(본보 2012년 4월 25일자 1면), 정작 일상생활 속에서는 중소기업을 얕보고 폄하하는 태도는 시급히 시정돼지 않으면 안된다. 중소기업이 혁신의 주체이자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바른 인식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부터 달라져야 한다. 아울러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적인 인식 전환과 사회교육의 강화가 요망된다.
동시에 산업정책의 차원에서도 중소기업에 우수한 기능, 기술, 연구 인력이 충분히 배분될 수 있는 시스템을 확고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근 고졸 인력의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와 관련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의 수를 늘리고 질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형적으로 높은 우리의 대학 진학률을 낮추는 시책과 직업교육의 획기적인 강화, ‘선취업 후취학’(先就業 後就學) 제도의 도입 등을 동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수 기술인력이 중소기업에 더 투입되고 이들의 장기근속을 권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임금 부담 못지않게 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고 지원수단이 다양화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채용장려금 지급과 근로소득세의 감면, 주택분양의 우선 공급, 자녀교육비의 우선 지원, 교육훈련 기회의 확대 등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매력있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그들이 국민경제의 중추세력으로 자리 잡아야 비로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최용호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사)산학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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