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차이나 반도를 흐르는 메콩강 유역의 신흥 3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낙오자라 불렸던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가 견고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미얀마가 10.7%,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각각 7.9%와 7.1%를 기록했다. 그리고 3국의 소득 수준은 불과 10년 만에 3~4배 늘어나 1,000달러 수준에 근접해 있다.
메콩강 신흥 3국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크게 4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3국은 인도차이나 전쟁, 집단학살, 내전 등 어두운 근대사의 아픔을 뒤로하고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2005년부터 경제개혁 조치를 꾸준히 시행해오고 있으며 라오스는 2011년에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춘 국가사회정책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미얀마에서는 2011년에 민간정부가 출범하면서 수백 명의 정치범이 석방되었고,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노벨 평화상 수상자 수치여사의 보궐선거 출마를 허용하였다.
최근에는 수치 여사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미얀마와 서방국가들의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둘째, 이 지역에는 천연가스와 광물자원, 열대밀림의 산림과 수자원이 풍부하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미얀마에서는 가스전 개발이, 라오스에서는 보크사이트, 염화칼륨 등 광산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그리고 라오스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20,000메가와트에 달하는데 라오스 정부는 이를 개발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셋째, 메콩강 신흥 3국은 넥스트 차이나 제조기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3국의 제조업 임금은 베트남의 절반, 중국의 1/5 수준에 불과하고,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해오는 노동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특별경제구역이 신설되면서 글로벌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정밀모터 제조업체인 일본의 미네베아는 생산기지로 고려하고 있던 베트남에서 불법파업과 임금 상승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우려해 캄보디아에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미네베아는 캄보디아에 50억 엔을 투자하고 5,000명의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지역에서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수송기간이 단축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윈난성에서 3국을 잇는 범동남아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고 일본은 라오스의 국제공항 현대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는 제조기지로서의 잠재력이 높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정이 안정되고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경제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 이 지역의 인구가 현재 8,300만 명에서 2015년에는 9,000만 명으로 증가하면서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도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콩강 신흥 3국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기업들은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3국에 더 공격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김경훈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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