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부채 1억 넘어…이자만 月 94만원 물어

L씨 부부는 식당 일용직으로 일하며 모은 4000만원에 동업자인 사채업자 B씨에게서 투자받은 1000만원을 보태 작은 횟집을 운영하기로 했다. 개업을 준비하는 동안 B씨가 갑자기 “투자금을 돌려달라”며 말을 바꿨다. 성화를 이기지 못한 A씨는 1000만원을 일수 대출로 바꿔 갚아 나갔다. 그러나 수입이 없어 연체할 수밖에 없었고, L씨 부부는 결국 원금 4000만원 중 10원도 못 건지고 B씨에게 가게를 통째로 넘기고 말았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소상공인 부채 상황 조사’ 결과를 내면서 함께 공개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중앙회는 “조사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이 빚을 지고 있으며, 부채가 있는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원금 상환은 엄두도 못 내고 이자내는데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국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84.3%가 외부에서 빌리거나 조달한 부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들의 평균 부채는 업체당 1억1364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금융조사 당시 보유가구 평균 부채(8289만원)보다 약 3000만원 높은 수치다.
사업체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9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소상공인진흥원이 조사한 소상공인의 월평균 순이익(149만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또 빚이 있다고 답한 소상공인 241명 중 62.2%는 “원금은 갚지 못하고 이자만 내고 있다”고 답했으며, 8.3%는 “돌려막기로 이자만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원금을 갚아 나가고 있다는 응답자는 29.5%에 불과했다.
자금 조달처에 관해서는 소상공인들의 82.2%가 은행·신협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고 있었고, 26.9%는 친척에게서 돈을 빌렸다고 응답했다. 대부업체·사채·일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소상공인 비중도 10%가 넘었다.
강삼중 중앙회 소상공인지원단장은 “소상공인들이 극심한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불법사채를 빌려 쓰는 등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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