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에너지 분야 신성장동력 유망”

2000년대 이후 비즈니스계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던 지속가능경영은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2년 BCG그룹 조사를 보면, 글로벌기업 경영자의 2/3가 ‘경쟁우위 확보에 지속가능성은 필수’라고 언급했으며 주목해야 할 것은 지속가능경영이 이제 실질적인 성과로도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의 자산 대비 시가총액은 27.5%p 상승한 반면, 非상위기업은 3.2%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등 실적 면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글로벌 기업 중 총 60개의 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여섯가지의 지속가능경영트렌드를 소개한다.
첫째, 환경이나 건강 그리고 안전을 사업변신의 모티브로 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성장을 견인했던 금융과 컨슈머, 산업재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헬스케어와 에너지의 듀얼코어 체제로 사업구조를 개편한 GE가 대표적이다. ‘에코매지네이션’을 전사 전략방향으로 발표한 2005년 이후, 2010년까지 약 950억 달러의 관련 매출을 달성한 GE는 2015년까지 ‘헬시매지네이션’ 관련 분야에도 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둘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저개발국가나 저소득층의 사회적 약자들도 글로벌기업의 최신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보다폰은 금융인프라가 낙후된 아프리카지역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저렴하게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 엠페사를 제공해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2011년 11월 현재 케냐에서는 엠페사로 거래하는 금액이 연간 케냐 GDP의 11%에 이를 정도로 사회, 경제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셋째, 과거에는 협력사에 대한 시혜성 나눔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협력사나 잠재적 협력사가 자생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활동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포드는 지난 2007년, 협력사 직원을 상주하게 하는 등 생산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점을 협력사와 공유하고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원포드’전략을 발표했다. 이 원포드 전략 덕분에 2007년만 해도 업계 꼴찌였던 협력업체 만족도가 2010년에는 업계 1위로 상승했다.
넷째,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와의 공동발전을 지향하면서 일회성 보상보다는 지속가능한 선순환 수익모델을 창출하려는 글로벌기업들의 노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의 비료업체 ‘야라’가 탄자니아와 모잠비크에서 현지정부와 공동으로 농작물 운송망을 구축해 35만개의 고용을 창출한 사례나 ‘스탯오일’이 다른 기업의 지역발전 동참까지 유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오일샌드 리더십 조약’ 발의를 주도한 스탯오일의 경우 2012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글로벌 100대 기업’ 중 3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섯 번째는 내부고객 만족이다. 내부 고객인 종업원의 만족 없이 사회공헌을 추구하는 것에는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직원의 몰입도가 높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EPS 성장률이 4배 가량 높다는 갤럽의 조사결과도 있기 때문에 글로벌기업들은 종업원 만족의 기준을 경제적 보상에서 비경제적 영역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식단, 정신건강, 운동관리 등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 램프라이터를 가동 중인 유니레버가 좋은 사례인데 직원들의 건강개선은 물론 헬스케어비용 감소 및 생산성 증가 등으로 램프라이터에 1파운드 투입할 경우 4파운드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해관계자에게 사회공헌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이나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최근 트렌드 중 하나다. 신발업체 탐스슈즈는 소비자가 구매한 신발 개수만큼 빈민국에 기부한다는 ‘원포원(One for One) 마케팅’으로 창립 5년 만에 30개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정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