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SWOT 분석 기법은 경영전략의 대표적인 기법의 하나로 이해되고 있다.
기업 외부 환경은 기회와 위협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기업 내부역량은 강·약점으로 분석, 평가해 결합함으로써 상황에 필요한 최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흔히 오해하기 쉬운 점이 하나 있다. 기업의 내·외부 요인을 기계적으로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으로 나눠 분석하고 종합하기만 하면 경영전략이 자동적으로 수립되는 걸로 이해하는 것이다.

비전과 목표부터 명확히해야
그래서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여러 자료와 정보로부터 강점, 약점, 기회, 위협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을 주요 과제라고 여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비전과 목표를 뚜렷이 한 후에 SWOT 분석을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기회, 위협, 강점, 약점을 분석하는 것은 그 목표를 실현할 최적의 수단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일 뿐인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 수립의 기본을 잘 보여준 사례가 히딩크의 한국축구 월드컵 전략이었다. 당시의 보도 내용 일부를 다시 인용해 보도록 하자.
한국 축구와 세계 수준과의 차이는 상당부분 체력에서 비롯된다는 게 거스 히딩크의 판단이었다. 그는 팀 전력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 중 개인 기술은 85%, 전술은 60% 수준에 올랐고, 정신력은 헌신도(99%)와 동기부여(100%) 부문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체력의 경우 스피드는 80% 수준으로 높지만 힘과 지구력은 50~60%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체력 좋기로 소문난 한 선수는 체력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생각과 감독의 평가는 달랐다고 했다.
이와 같이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의 강·약점을 평가함에 있어서 체력, 특히 힘과 지구력을 반드시 보강해야 할 주요 약점으로 보았다.
이러한 평가는 먼저 한국 축구의 목표를 분명히 한 후에 나온 것이었다. 월드컵을 개최하는 한국축구의 지상 과제는 월드컵 본선 첫승과 더불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히딩크의 한국축구 평가는 막연한 평가가 아니라 목표와 경쟁자를 분명하게 설정한 후 경쟁자에 대비한 구체적인 강·약점 평가였던 것이다.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려면 반드시 유럽 축구팀을 이길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했고 유럽 대표팀들이 한국 축구의 주요 경쟁자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었다. 그러한 기준에 따라 평가한 결과 정신력은 확실한 강점으로, 체력은 확실한 약점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평가에 근거해 한국 축구의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최소한 16강에 오르기 위한 그의 전략이 수립됐다. 훌륭한 정신력에다 머리를 쓸 줄 아는 축구, 토탈 축구, 압박축구 등 현대 축구의 조류를 반영한 전략이 짜여졌고 그 전략을 실행하면서 한국 축구의 꿈은 이뤄질 수 있었다.

꿈과 열정이 성공요인
SWOT는 경영 환경으로부터 기회와 위협을 감지해 내고 자신의 역량을 강·약점으로 평가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SWOT 분석의 시작은 꿈을 꾸고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꿈이 구체적이고 그것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전략도 구체적으로 그려질 수가 있다. 꿈에 대한 열정이 클수록 기회를 포착하는 센스도 강화된다.
극복해야 할 경쟁자의 존재가 뚜렷이 포착되야 자신의 강·약점도 분명하게 인식될 수가 있다. 어떠한 전략에 의해 승리가 가능한 것인지 감이 온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이다. SWOT 분석은 그 길을 보여주는 통로일 뿐이다.
이와 같이 전략 수립은 객관적인 분석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꿈과 열정으로부터 오는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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