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첩성으로 젊음을 충전하라”

민첩성은 조직이 예기치 않은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실행력으로서, 조직의 젊음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조직 내 민첩성이 부족해지면 관료주의가 만연해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실행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 노화 증상을 겪고 있는 노키아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개발자의 아이디어가 경영진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의사소통 단절 현상을 겪으면서 혁신 기회까지 상실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노화 증상을 극복하고 조직에 민첩성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전략 측면에서는 집단지성 활용 및 리소스 풀링을 통해 의사결정 속도 및 실행력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사업화 여부 결정에 대한 빠른 판단으로 개발 및 생산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제품 성공 가능성도 높일 수 있는데, 일례로 구글의 경우 1억명 이상의 구글 사용자들이 구글랩을 통하여 신사업 아이디어들을 테스트하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정시 출시되기 전에 이미 민첩하게 사업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조직 내 자원을 공동 이용하여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리소스 풀링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는데, 2004년 ‘지멘스 원’ 운동을 선포하고 고객들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지멘스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음으로 리더십 측면에서는 회사의 가치를 공유한 핵심 경영진 구성 및 경영진 간의 신속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애플의 경우 TOP100이라고 명명된 직원들이 최고급의 회사 기밀을 공유하며 연 1회 3일 동안 워크샵을 통해 경영 환경 변화를 파악하고 주요 전략을 수립한다. 또한 골드만삭스의 경우에는 파트너 보이스 메일을 통하여, 최고 경영진들끼리 실시간으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조직의 민첩성을 제고하고 있다.
조직의 구조 측면에서 민첩성을 불어넣기 위한 방법으로는 슬림화를 통한 실행 속도 개선이 있다. 포드의 CEO 앨런 멀럴리는 2006년 실적악화로 붕괴직전에 놓인 포드의 핵심 문제를 기술력이나 마케팅 역량이 아니라 의사결정 속도라 판단하고 ‘의사결정 지향 조직(Decision-Driven Structure)’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슬림화하고 조직구조를 개편한 결과, 포드는 2008년 금융위기에도 美 자동차 3사 중 유일하게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성공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직문화 차원에서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권한위임을 통해 자율성이 높은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과 환경의 접점에 있는 조직 구성원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 대규모 조직에서도 실행의 민첩성을 회복할 수 있다. 고어앤어소시에이트는 전직원을 직급에 관계없이 어소시에이트라 부르며 자율적 업무환경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효과를 얻고 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민첩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는데, 전략·리더십·구조·문화 차원에서 민첩성 제고를 통해 조직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재원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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