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오디가 익고, 오묘한 향기를 풍기는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며, 매화꽃이 열매를 맺는 6월. 아직은 더위가 찾아오면 안될 듯한데도 참으로 성급하게도 찾아왔다. 덥다. 거기에 비까지 오지 않아 가뭄까지 가세했다. 한여름에나 느껴야 할 ‘열대야’를 벌써부터 체감해야 하는 요즘. 시원한 계곡이 절로 그리워진다. 멀리 갈 수 없으니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면 더 좋을 듯하다. 포천의 깊이울 계곡이 괜찮다.

깊이울 계곡은 왕방산(737m)의 지류다. 왕방산은 포천군 서쪽과 동두천 동쪽에 우람한 자태로 우뚝 솟아 있다. 신라 헌강왕 3년(872) 도선국사가 이 곳에 머무르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하여 격려하였다 하여 왕방산이라 불리어졌다고 전해온다. 도선국사가 기거했던 절을 왕방사라 했다고 한다. 왕방산 동남쪽 아래에 위치한다. 사찰에 오래된 문화재는 남아 있지 않지만 제법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있다.
정상에 서면 서북쪽으로 동두천시와 소요산이 뚜렷하게 보이고 동쪽 아래로는 포천읍이, 그 뒤로 국망봉과 운악산이 병풍처럼 진을 친다. 안으로는 해룡산 너머로 천보산맥과 도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또 왕방산 북동쪽에는 깊이울 계곡이 있다. 울창한 숲속 사이로 흐르는 옥수같은 계류는 굽이 돌아 하류의 심곡(왕방)저수지를 만든다. 계곡이 길지 않지만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러 피서 나온다. 고기 구워 먹고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사람은 많지만 물은 아주 깨끗하다. 가볍게 여름 더위를 식히기에는 그만이다. 이 맑은 물은 흘러서 심곡저수지를 만든다. 맑은 물에 낚시를 즐기거나 계곡 물놀이가 지겨워질 즈음에는 왕방산 산행을 해도 좋다.
또 방향은 틀리지만 탑동계곡도 괜찮다. 포천에서 동두천쪽으로 가다보면 탑동계곡(일명 왕방계곡)을 만나게 된다. 왕방산(737m)과 그에 이어진 국사봉(754m) 사이로 6km에 걸쳐 있는 계곡을 일컫는다. 계곡따라 낭바위, 아들바위, 층대바위, 줄바위, 소하천 등의 이름이 붙은 기암이 볼거리다.

■여행정보
○ 주소 : 포천시 신북면 심곡리, 문의 : 포천시청 산림경영팀 : 031-538-3341, 관광과 : 031-538-2067/입장료 : 어른 : 1000원, 어린이 : 500원
○ 산행코스 : 해룡고개~호병골~왕산사~525봉~정상~서북능선안부~심곡저수지~심곡리(12.0km)
○찾아 가는길 : 서울 → 의정부 → 43번국도 → 포천시청 → 강병원 앞 사거리에서 연천 전곡방향으로 난 87번 지방도로 좌회전 후 직진 → 경기도립 포천병원 → 무럭고개(물어고개) 입구 → 깊이울유원지로 좌회전 → 심곡저수지(소형 승용차는 저수지앞 주차장까지 진입 가능).
○ 추천 맛집 : 유원지는 오리요리집이 많다. 신북면 심곡리에 메아리산장(031-533-0982, 오리, 매운탕), 깊이울청기와(031-532-3359, 오리요리), 마을오리(031-531-5248, 오리요리), 병천황토방순대(031-533-3333, 순대)가 있다. 그 외 벅벅가든(031-535-2811, 자작동(초원낚시터), 토종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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