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미원’과 고추장 ‘청정원’으로 유명한 대상그룹이 자회사 대상베스트코를 앞세워 경기도 수원에 식자재 도매납품매장을 설치하자 지역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수원유통연합회에 따르면 소속 회원 200여명은 지난 5일부터 팔달구 우만동 대상베스트코 매장 앞에 천막을 치고 계속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에는 굴착기 2대를 창고 출입문 앞에 배치해 물품배송을 차단했다. 저녁에는 회원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업용 탑차와 화물차량 등을 동원해 1번 국도를 저속운행하는 집단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수원농수산물시장을 출발해 동수원 고가차도와 대상베스트코 앞을 지나 돌아오는 코스로 1시간여 동안 진행했다.
지역 중소상인들이 이처럼 반발하는 이유는 막대한 자금과 조직력을 가진 유통재벌이 식자재 관련 도소매 유통업에 진출할 경우 지역 영세 상인들이 고사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상인회 한 회원은 “재벌기업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도소매 유통업에 뛰어들면 지역 중소상인들은 파탄날 수밖에 없다”며 “생존권 차원에서 대상이 진출을 포기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자신들의 의견보다는 대상 측의 주장만 믿고 사업허가를 내줘 피해를 입게 됐다며 중소기업청을 비난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건물 준공검사가 지난 5월 8일 났는데 대상 측은 이미 4월2일 거래명세서를 발행했다”며 “건물이 완공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허가를 받아 영업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은 지난 16일 대전에 있는 중소기업청을 찾아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상베스트코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 서비스 강화 측면에서 수원지점을 개설하게 됐다”며 “그러나 현재 거래 중인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은 개인 식재료상들이 납품하지 않던 별개의 거래처들”이라고 밝혔다. 또 “수원지점은 전화주문을 받아 배송을 해주는 창고형 매장이기 때문에 수원농산물시장 상인들과 고객이 중복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상베스트코는 안양, 대전, 인천, 청주, 원주 등 전국 곳곳에 식자재 전문 마트를 잇따라 열고 시중가보다 20%가량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면서 지역의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최종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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