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거대경제권인 미국·EU와의 FTA가 발효하고 있다. 또한 현재 중국·일본과의 FTA를 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로 인해 머지않아 또 다른 거대경제권인 중국·일본과의 FTA도 발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거대경제권과의 FTA가 본격 작동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례없는 강도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일본과의 FTA의 본격적인 확산은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에게는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는 일반적으로 가격에서는 중국에, 품질에서는 일본에 밀려 샌드위치 상태에 있었다. 이것이 최근 10여년 동안 다수의 중소 제조업체가 어려움을 겪은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FTA로 인해 중국과 일본 제품이 한국에서 가격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게 되면 샌드위치 상태에 있는 많은 중소 제조업체는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과 일본 제품이 더 많이 우리나라 시장을 잠식하게 되어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이 설 땅이 보다 좁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中·日과 FTA시 中企피해 우려

이러한 어려움은 모기업과 공급사슬을 형성해 부품을 수위탁 거래하는 중소 제조업체보다는 일반 소비용 상품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중소 제조업체에 훨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반 소비용 중소기업 제품의 교차탄력성이 높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다시 우리나라 가계 소비자들의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들의 낮은 중소기업 제품 선호도는 어디에서 기인할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만족스럽지 못한 A/S가 큰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사실 중소기업 제품 가운데는 품질, 디자인, 가격 등에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좋은 제품이 상당히 많다. 대기업 제품 가운데는 실제로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대기업은 상표만 부착한 제품이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중소기업 제품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정부, 中企 A/S 강화 지원해야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바로 대기업의 A/S가 중소기업의 A/S에 비해 훨씬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이 상품이 시장에 넘치는 상황에서는 가격과 품질만 좋다고 상품의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상품에 대한 A/S가 상품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좋은 예로 우리나라의 노트북 컴퓨터 시장을 들 수 있다.
세계 굴지의 첨단 글로벌 기업인 HP, 도시바, 소니 등의 노트북보다는 삼성이나 LG 노트북이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잘 팔린다. 이런 현상은 HP 등의 품질이 낮아서라기보다는 이들의 A/S가 국내시장에서 삼성이나 LG에 못 미치는 데 기인한다.
중국 등과의 FTA로 인해 높아진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할 외국산 제품에 대해 중소 제조업체가 대항할 가장 확실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중소 제조업체의 A/S 강화를 들 수 있다. 우리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A/S가 만족스러울 경우, 소비자들은 가격이 좀 높다고 하더라도 A/S가 확실한 제품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FTA의 본격적인 확산에 대비해 해당업체는 물론, 중소기업 단체, 정부 등이 역할분담을 하여 우리 중소제조업체의 A/S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개별 중소기업이 스스로 A/S망을 갖추기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기업들의 공동사업으로서의 A/S에 대해 지원하는 방안 또는 정부산하 중소기업 지원기관이 직접 A/S 사업을 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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