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쟁 시대에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변화를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중 무려 70%는 실패로 끝났다.
유명 HR저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성원의 20%는 변화에 대해 저항하고, 60%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나머지 20%만이 변화를 수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조직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변화 거부심리를 이해하고 이를 긍정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변화에 대한 거부심리 이면에는 냉소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냉소주의도 불신감, 소외감, 무력감의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에 처방도 달라져야 한다.
먼저 변화 시작단계에서는 직원들이 경영진을 믿고 따르지 못하도록 만드는 ‘불신감’을 경계해야 한다. 불신감이 커지면 조직은 변화를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되는데 불신감은 주로 과거의 반복된 실패경험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조직내 불신감을 없애려면 변화에 대한 작은 성공경험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과거의 실패에 대해서도 덮어둘 것이 아니라 실패 속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작은 개선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화가 진행되는 단계에서는 직원들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을 주의해야 한다. 소외감을 느낀 직원들은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냉소적 반응을 표출하는데, 직원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 IBM은 2003년 대규모 사업조정의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조직내 문제점을 직원들에게 직접 지적하고 고치도록 유도했는데, 글로벌 종업원 32만명 중 무려 70%가 넘는 인원이 온라인상에서 모여 72시간 동안 토론을 했다. 그 결과 변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 뿐 아니라 한방향으로 변화 추진이 가능했다. 이와같이 소외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변화확산 단계에 이르면 직원 스스로가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무력감’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무력감은 직원들의 역량을 감안하지 않은 급격한 변화를 자주 시도할 경우에 발생한다.
프랑스텔레콤의 경우 오랜 기간 국영기업으로 운영되었으나 최근 단계적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업무 재배치 등 급격한 변화를 시도했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직원들이 무기력과 좌절감에 빠진 나머지 자살하는 사고가 급증했다.
최근 4년간 60여명이 자살했다고 하니 조직내 무력감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무력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크고 급격한 변화일수록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변화에 따른 작은 성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상함으로써 회사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고 있다는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변화를 가로막는 냉소주의는 일부 직원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동료, 부하, 상사 등으로 확산되는 전염성이 강하므로 초기에 대응해야 한다.
또한 냉소주의는 부정적 심리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소극적 참여, 협력거부, 업무태만, 이직 등 반조직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불안감,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어 예측할 수 없는 극단적 행동으로 표출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경영진은 직원들이 변화에 대해 갖는 거부감을 인정하고 불신, 불안, 스트레스를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과 낙관적 태도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조동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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