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이는 손’으로 시장경제 자리 잡아야

최근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되면서 경제민주화가 시장경제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헌법 119조 2항에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리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당연히 논의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25년간 압축 성장을 해오면서 보다 빠른 성장을 위해 소수 계층에게 특혜를 줬다. 이익을 받은 경제세력은 당연히 정부에게 협조적인 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경향이 지속되자 최근 경제세력의 힘은 정치세력과 동등한 위치에까지 오게 됐다. 압축성장의 부작용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지만 이는 시장의 공급규모가 똑같다는 전제가 있다. 이미 큰 힘을 가진 자들과 경쟁한다면 시장에는 강자만 남고 약자는 도태되게 되어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손’인 정부가 제도적인 틀로 시장질서를 제대로 확립해야 한다. 축구경기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룰이 바뀌듯, 우리 사회의 문제가 양극화 심화, 사회갈등 심화로 바뀐다면 새로운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지배세력들이 규율을 싫어하는 상황에 빠져있지만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등으로 정치 변환점을 맞이하는 올해,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이해하여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김종인
前 청와대 경제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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