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IUT가 발표한 ICT 발전 지수 1위, UN의 전자정부 평가 2년 연속 1위. 디지털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한국에서 중소기업의 디지털 활용 수준은 어떠할까?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한국의 위상과 달리 한국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수준은 정체된 상태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까?
첫 번째는 중소기업의 IT투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투자 분야가 주로 하드웨어 중심이기 때문이다. 2010년도 중소기업의 IT투자액은 2009년보다 감소했으며 매출액 대비 투자율도 2006년 1.27%에서 2008년 0.38%로 하락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디지털 장비 보유 수준은 2006년 81.5%에서 2009년 91.8%로 지속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비중이 하드웨어 중심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두 번째는 디지털 리더쉽과 조직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IT투자와 활용과 관련해서 CEO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만 실제 CEO의 의지나 참여도는 매우 낮다.
세 번째는 정부의 지원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지원사업과 대상은 많은 정책딜레마의 문제이다.
현재 중소기업 디지털화를 위해 중소기업청에서만16개의 정책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지원대상 중소기업은 300만개사를 넘지만 관련 지원을 받은 기업은 2011년 기준 3,100개에 불과하다. 관련 예산도 2004년 이후 감소 추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대응책이 필요할까?
첫 번째로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 부문의 투자를 강화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인프라 투자를 통한 업무지원형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디지털자원을 단순 지원 도구로 보는 소극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관리 개선, 신규서비스를 창출 할 수 있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중소기업 CEO의 디지털 리더쉽과 조직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중소기업 CEO는 IT투자 및 활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가까이에 있는 혁신기술에서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저가격 또는 무료인 다양한 혁신기술이 존재하므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조직 내에 IT자원을 적극 활용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특징인 작은 조직, 빠른 의사결정은 새로운 혁신기술 수용에 있어 대기업보다 효과적 일 수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책딜레마의 문제를 플랫폼을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 방식을 기업용 앱스토어 개념으로 접근하기 쉽고,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현 지원 방식은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개별 중소기업에게 직접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방식으로 정책 수혜기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플랫폼 방식은 개발자, 사용자, 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로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 지원대상이 증가하면 많은 개발업체가 다양한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를 개발하여 수익모델을 창출 할 수 있다. 정부는 개별기업 지원이 아닌 플랫폼 촉진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영세기업과 산업별 차이를 고려한 지원책을 수립하는 한편, 우수개발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디지털 변신을 통해 디지털 코리아의 위상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이승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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