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CEO 지상강좌] 미국경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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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CEO 지상강좌] 미국경제의 딜레마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888
  • 승인 201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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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재정긴축 5600억 달러 … 더블딥 우려”

미국의 재정건전성이 나빠진 것은 경기부진으로 소득이 줄고 세금감면이 늘어 세수가 감소한 데다 실업급여와 의료보장 등으로 늘어난 복지성 지출과 경기부양정책 등으로 재정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GDP 대비 재정수입 비율은 2000년 20.6%에서 2009년과 2010년에는 15.1%로 급감했고, 재정지출은 2007년 GDP의 19.7%에서 2009년에는 25.2%로 급증했다.
지출의 3분의 1 이상을 빚으로 메워야 하는 살림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 백악관 예산국은 2012년에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가 미국 경제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지금은 미국 내나 외국의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그런대로 사주고 있지만, 앞으로도 빚이 늘어만 가는 미국 정부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2011년에는 예산통제법을 만들어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같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에서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지만, 이 위원회는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예산통제법은 합의에 실패할 경우 국방비까지 포함하여 각 예산항목에서 일률적으로 적자를 삭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1조 2천억 달러를 줄여야 한다. 부시 행정부 시절의 세금감면과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세제혜택 등도 그 동안 종료시한을 넘겨 연장되어 왔는데 대부분 2012년 말로 종료될 예정이다.
미국의 의회예산국은 지난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법령대로 세금감면 종료, 재정지출 감축 등의 조치가 2013년부터 한꺼번에 취해지면 2013년에 5,600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줄 것으로 추정했다. 재정적자 감축은 정부의 살림살이를 건전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재정벼랑(Fiscal Cliff)이라는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다. 자칫 아직 부실한 경제를 벼랑에서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국은 예정대로 재정긴축이 실행되면 2013년 상반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3%로 떨어져서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정치권이 합의해서 2013년으로 예정된 재정긴축 조치를 변경해야 한다. 그런데 공화당이 세금감면과 재정지출 축소를 선호하는 반면, 민주당은 부유층 등에 대한 세금인상을 선호한다. 2011년의 연방정부 채무한도 협상에서도 이런 입장 차이를 조정하지 못해서 결국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올해는 11월에 대통령선거까지 있어 정치권의 대립은 더 첨예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원만한 합의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 예정된 재정긴축 조치들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데 합의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재정긴축의 강도를 낮춘다면 경제회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재정건전화는 더욱 미루어지고 미래에는 더 높은 강도의 재정긴축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민간부문이 더 탄탄해진다면 고통을 줄이면서 재정상태를 개선할 수 있겠지만, 그 경우에도 성장률 하락은 피할 수 없어 저성장이 장기화될 것이다.
영원히 빚을 늘려서 정부 살림을 꾸릴 수 없다면 재정긴축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재정긴축에 필요한 고통을 지금 겪느냐 아니면 나중으로 미루느냐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악화된 재정의 대가를 언젠가는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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