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물놀이가 대세다. 오래전부터 삼복더위를 피하는 피서방법은 있었다. 바로 신라시대의 기록에도 남아 있는 물맞이다. 유두(올해는 8월2일)날이면 물맞이를 했다. ‘유두’란 말은 원래 ‘동류수두목욕’이란 말을 줄인 것으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 양기를 받아 부정이 없어지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특히 이 날에는 바깥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했던 부녀자들이 고된 노동과 집안 살림에서 해방되어 계곡물에 머리를 감으며 시원함을 즐길 수 있었던 여름 휴가였다.
각 지방과 마을마다 물맞이 명소가 있어 물맞이는 유두날을 비롯한 여름철의 주요한 연중행사였다. 이러한 명소에는 주로 여자들이 끼리끼리 모여들었는데, 여염집 부녀자들은 흰 차일을 쳐놓고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면서 하루를 지냈다.
이렇게 흐르는 물에 몸을 씻는 것은 물의 정화력을 이용해 심신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몸을 깨끗하게 하는 행위로, 중국의 상사계욕, 중국의 항하침욕(恒河浸浴), 기독교의 세례와 불교의 관정(灌頂)과 같은 종교의식이 모두 여기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에도 국내에는 물맞이 장소로 소문난 곳이 몇 있다. 구례의 수락폭포, 청도의 남산폭포 등이 유명한데 화순의 만연 폭포 또한 여름철이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이다. 한번쯤 가보고 싶은 만연폭포를 이 여름 찾는다.
만연폭포는 화순읍의 진산인 만연산(668m, 나한산) 동쪽 기슭 수만리로 넘어가는 고개 아래에 있다. 일단 울창한 삼나무 숲이 입구에서 반긴다. 지난 2008년 총 12㏊ 규모를 삼림욕장으로 지정해 개발 중에 있다. 다양한 야생화를 심고 삼림욕대, 정자 등을 설치해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창한 삼나무 숲에서 풍겨내는 피톤치드는 금세 건강하게 하는 듯 싱그럽다.
삼나무 숲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만연폭포를 만난다. 한여름, 신경통 환자들이 ‘물맞이’를 하는 장소로 애용되는 이곳은 옛날 만석이와 연순이의 사랑이야기가 전해온다. 만석이가 전쟁터에 가게 되어 둘은 잠시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 사이 연순이는 부모의 강압에 못이겨 다른 사람과 혼인을 하게 되었다. 혼인식 날 몰골이 상한 만석이가 찾아왔고 그 모습을 본 연순이는 첫날밤에 신방을 뛰쳐나와 만석이를 몰래 만났다. 둘은 이 폭포에 이르러 이승에서 못다 한 사랑을 저승에서 마저 하자며 폭포 아래로 떨어져 죽었고, 그 뒤부터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폭포 이름이 만연폭포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설처럼 떨어져 죽을 만큼 웅장하지도 않고 깊은 소도 만들어져 있지 않다. 게다가 이 폭포는 인공폭포다. 웅장하지 않은, 그저 1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면 신경통 등이 치료된다고 해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져 있는 노천 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유두날이든, 혹은 아직까지 못간 피서객이라면 한번쯤 가보면 좋을 곳이다. 사진은 만연산 남탕폭포.

여행정보
○주소 : 화순읍 동구리(삼림욕장), 수만리, 유천리(만연폭포) 일대
○문의 : 화순군청:061-379-3502 www.hwasun.go.kr
○찾아가는 방법 : 광주~화순까지 22번 국도 이용 → 화순읍 군내버스 정류장 → 부영 6차 아파트→ 유천리 쪽으로 가면 입구가 있다. 부영6차에서 만연폭포까지 1km 지점.
○추천 맛집 : 화순읍내에 수림원 한정식(061-374-6560, 전통한정식, 훈리), 수만리 양탕(061-374-2968, 훈리), 약산흑염소가든(061-373-9292, 흑염소, 수육, 탕, 삼천리), 국보966옛날두부(061-375-8966, 두부보쌈, 두부전골, 청국장, 순두부백반, 벽나리), 동서남북가든(061-371-6800, 장어구이, 다슬기회, 연양리) 등이 있다. 그 외 주말농장가든(061-374-4063, 양탕, 수만리)이 있다.
○숙박정보숙박정보 : 금호리조트(061-370-5000, www.kumhoresort.co.kr, 옥리) 콘도가 있다. 금호리조트에 화순온천이 있다. 폭설이 내려도 쌓이지 않고 혹한에도 아침이면 물에서 김이 솟아나고 1년생 식물이나 개구리가 동면하지 않고 서식했다는 그 자리다. 온천장 이외에도 시설 좋은 아쿠아나가 있어 가족 중심 여행지로 좋다.

- 글·사진 이신화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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