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주도 성장 전환…노동집약산업 둔화”

2012년 2/4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6%로 2009년 1/4분기 금융위기 이후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기별로 평균 9.5% 정도 경제성장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내수가 둔화되는 원인은 2010년 10월 기준금리를 5.31%(1년 대출 기준)에서 6.56%로 인상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융긴축정책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을 급격히 늘려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다 보니 시중에 통화가 너무 많이 풀려 2010∼2011년 소비자 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긴축정책이 실시된 것이다.
또한 수출은 유로존의 위기로 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전체 수출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도 하지만 대유럽 수출 증가율이 특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섬유와 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해 대유럽 수출 급락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 경제 성장세의 둔화에 대응해 중국정부는 5월 이후 긴축정책을 완화하고 친성장으로 선회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월에는 소규모 경기부양 정책을 발표했는데 절전 가전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급, 일정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 유류인하 등을 발표했고 6·7월에는 기준금리를 0.25%p, 0.31%p 인하했다.
정부는 재정과 금융 정책 모두 신중한 태도에서 친성장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12차 5개년 계획의 총 인프라 투자계획 20조 위안(2011년 GDP의 43%)의 일부를 조기 집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012년 중국 경제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기는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8% 전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과 교역이 많은 한국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한국이 대중 수출증가를 통해 큰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 중국에서 가공을 해서 재수출하기 위한 중간재가 대중 수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중국의 내수 증가보다는 중국의 수출이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2009년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경기부양정책으로 내수 위주로 9.2%의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8% 감소했다. 왜냐하면 그 해 중국의 수출이 16%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제 내수 소비주도 성장으로 성장방식을 전환하고 있고, 중국내 임금 및 부동산 가격의 상승 등은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주도 성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중국 노동집약적 상품의 대유럽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향후 큰 변화가 예상되는 중국 경제구조의 변화에서 한국이 중국과 상호협력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의 내수시장에서 기반을 구축해야만 할 것이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