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X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래 기성세대와 구분되는 특징을 지닌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들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 중 주목할 만한 것이 최근 본격적인 소비의 중추로 등장하고 있는 Z세대이다.
Z세대는 X세대와 Y세대의 다음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X세대는 1960년대 초에서 1970년대 말에 태어난 이들로 반항적이고 개성이 넘쳐 기성세대가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X세대라 지칭됐다. Y세대는 1980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로 컴퓨터, 휴대폰 등 IT환경에 매우 익숙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개인주의적’이고 ‘부모의존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Y세대에 이어서 등장한 것이 바로 Z세대이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로 이 용어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대개 8~14세 정도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층에 해당했지만 최근 이들이 20대 초반으로 성장하면서 소비시장에서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Z세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정보력과 구매력을 동시에 갖추고 성장했다는 점에 있다. 경제 호황기에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다른 세대에 비해 비교적 이른 나이에 구매와 관련한 의사결정권과 경제력을 갖게 됐고, 부모 세대가 대부분 맞벌이여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을 용돈, 선물 등의 물질적인 보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에게 받은 풍족한 용돈을 아낌없이 지출할 뿐만 아니라, 부모의 구매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보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디지털 기기에 자연스럽게 노출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컴퓨터나 인터넷이 일상화 되어있고 정보의 수집과 공유에 매우 능숙해 특히 패션, 출판, 식료품, 문화 컨텐츠 등의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기업들이 제품이나 영화제목, 팝그룹 이름 등의 끝부분에 복수형인 S대신 Z자를 써서 명명하는 것과 같은 Z세대를 겨냥한 타겟 마케팅이 각광받은 바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에도 패션과 문화에 민감한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의류 브랜드들의 파티 마케팅,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이른 시기에 재테크를 시작한 이들 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20대 전용 자산관리 상품 등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Z세대의 부상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국의 경우 Z세대는,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으로 등장한 80년대 ‘소황제 1세대’에 이은 ‘소황제 2세대’를 일컫는데, 대부분 유럽, 미주로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강하며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흡수력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에서 젊은 중국인들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과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국내 한 백화점의 경우, 20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중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가 넘는 경우가 2012년 상반기에 8개에 이르기도 했다. 이처럼 새로운 세대의 이해는 장기 불황에 따른 내수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에게 고객세분화를 통한 수익창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할 수 있다.

김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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