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이 바지를 입기 시작할 무렵에는 바지에 주름이 없었다. 영국의 에드워드 7세가 옆주름선을 만들어 입으면서 주름선이 생겼고, 그의 아들인 조지는 앞쪽으로 주름선을 잡아 입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바지 주름은 젊은 세대의 상징이 됐고, 바지의 통이 넓어지면서 필수가 됐다.
바지가 소개된 이후 주름 말고도 식구가 하나 더 늘었으니, 바로 바지단 이다. 처음에 진흙과 물이 바지단에 묻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걷어 입게 됐는데, 이것이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일반적인 바지 형태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앞주름이 있는 바지에 적당하고, 아랫단에 무게가 더해져서 바지의 선이 우아해 보인다.
보통 바지길이는 신발이 4분의 3 정도 가려지는 정도가 보기 좋다. 단이 있는 경우, 앞쪽이 신발에 가볍게 닿고 뒤는 구두 굽보다 약간 위로 올라오는 정도가 적당하며, 양말이 보여서는 안된다. 단을 접지 않은 바지는 뒷부분이 구두창과 굽이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오는 것이 적당하다.
바지의 선은 체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엉덩이에서 발목까지 점차 가늘어져야 한다. 바지, 구두, 양말은 같은 색 계열로 통일시킨다. 특히 바지 뒷 주머니에 지갑, 펜 등을 넣지 않는다. 상의 안주머니에 넣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바지 길이가 세상 어느 사람들보다도 길다. 일본사람들은 오히려 다소 짧아 보이는 편이다. 일본 동경 은행가에 출근하는 비즈니스맨들의 바지는 대부분 아주 짧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바지길이도 상당히 짧다. 영국 신사의 바지 길이도 꽤 짧다. 상의의 소매단도 역시 길다. 안의 드레스 셔츠 소매 단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속을 보이기 싫어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가치관 탓을 해야할 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다른 나라 사람들이 상의나 하의 길이를 짧게 입어왔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가 경제적인 이유에서이다. 검소함의 징표이기도 한 것이다. 바지 뒷 주머니에 수건 외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는 것도 역시 바지를 아끼기 위함이다. 상의의 경우 드레스 셔츠 길이로 상의를 보호하기 위함이고, 하의의 경우 밑단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드레스셔츠와 양말 또는 구두와의 색 대비로 멋스러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위해서 값비싼 정장을 갖춰 입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장·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정장에 드레스셔츠와 구두, 양말의 조화를 맞춰준다면 건강하고 산뜻한 인상의 진정한 프로로 비춰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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