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뛰어난 역량과 풍부한 자원을 가진 다국적 기업들과 국내 기업이 경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국적 기업의 숨겨진 취약성, 홈 그라운드의 이점,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살펴 본다.
국내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산자부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외국인 기업은 12,909개에 이르며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으로 인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유통, 금융, 제지, 디지털 가전, 소비재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은 가속화될 것이다.
다국적 기업의 국내 시장 진입에 대응하는 방법에는 크게 다음의 3가지가 있다.

국내시장 패배는 기업몰락의 길
첫번째 방안은 합작이나 제휴를 통해 상생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현지 기업들은 유통망이나 현지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같이 다국적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전략적 제휴나 협력을 모색하는 경우 다국적 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피하고 선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두번째는 틈새 시장을 통해 본격적인 경쟁에서 비껴 나가는 것이며 세번째는 직접 경쟁하는 방안이다.
국내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기존의 경쟁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며 다른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점이 그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과 국제화에 있어 중요한 자금원인 국내 시장에서의 패배는 단일 시장에서 철수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성장,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밀착형 마케팅과 유통망을 통해 높은 진입 장벽을 쌓아야 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우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생산, 연구 개발, 조달, 마케팅 등의 사업 활동을 전세계적으로 집중 또는 분산 배치한다. 실제 다국적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생산, 연구개발, 조달과 같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은 집중화시키고 마케팅과 같이 고객과 밀접히 연관된 활동은 지역별 거점을 두는 식으로 분산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생산이나 마케팅 등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하면 현지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게 되고 현지의 특성을 너무 고려하다 보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둘째, 국제화 전략상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인접 국가들과 묶어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우, 현지 시장의 니즈는 희석된 형태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현지 기업들이 제공하는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적합성이 떨어지거나 마케팅 활동에 있어 현지 기업에 비해 치밀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셋째, 빠른 의사결정으로 느린 다국적 기업을 추월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에 관한 권위 있는 학자인 펄뮤터는 본사와 자회사간의 관계에 따라 본국중심주의, 현지중심주의, 세계중심주의으로 구분하고 다국적 기업에 있어 본사와 자회사가 최적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고통스러운 진화 과정에 비유한 바 있다.

발빠른 의사결정으로 무장
이처럼 다국적 기업의 본사와 현지 자회사는 글로벌화와 현지화의 압력 속에서 최적의 관계를 찾기가 어려우며 이 과정에서 완벽한 자율권을 가지기도 힘들다. 본사가 자회사에 권한을 위임하더라도 본사의 사정에 밝은 사람을 현지 지사장에 임명한다든지 조직 문화를 통해 임직원들의 행동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공식적인 통제를 가한다.
또 필요한 경우 다국적 기업의 자금원을 공격하는 방법도 좋다.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적 포지셔닝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경쟁에 있어 항상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다국적 기업들의 내수시장과 같은 중요한 시장에 의도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된다. 항상 경쟁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자료제공 : LG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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