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을 하다보면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다양한 부서를 두게 된다. 기능에 따라 총무팀, 제조팀, 영업팀 등을 두는 게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부서명을 지을 때도 잘 지어야 한다. 물론 “부서명이 무슨 큰 문제겠어? 성과가 문제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서명은 그 부서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부서의 성과가 부서명에 크게 좌우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영업관리팀이라고 명칭을 붙이게 되면, 그 팀은 영업을 관리하려고 하게 된다. 즉 영업팀이 하는 일을 감시하고 혹시 잘못하는 일이 있는가하고 살피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만약 영업지원팀이라는 명칭을 붙이게 되면 영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그 팀의 역할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경영진이 부서명을 지을 때 자연스럽게 경영진의 의도가 들어간다고 볼 때 부서명에 따라서 그 부서의 구성원들이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부서명은 업무성과와
구성원들의 행동 좌우해

다른 예를 들어보면 회사 부서를 총무팀, 제조팀, 영업팀 등으로 나누는 것과 각 부문별 사업팀으로 나누는 것도 그 업무 성과는 아주 다를 수 있다. 총무팀, 제조팀, 영업팀으로 나누게 되면 각 팀은 각 부서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총무팀은 회사 전체의 이익보다는 관리하기 좋은 면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고, 제조팀은 제조원가 절감이 최우선 목표이며, 영업팀은 매출액 증가를 최우선 목표로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각 부서 간에 의견 조정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각 부서의 이기주의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부서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각 사업 단위별로 총무, 제조, 영업 등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전체 기능을 한꺼번에 묶은 사업팀을 만드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예를 들면 플라스틱 사업팀이라는 팀을 만들었다고 하면 그 플라스틱 사업팀에 소속된 팀원들은 플라스틱 이외의 다른 소재는 자신들의 사업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까 어떤 분야에 플라스틱 대신에 세라믹 소재로 바뀌는 추세가 되어도 이 플라스틱 사업팀은 세라믹 소재를 개발하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경우 플라스틱 사업팀 대신에 신소재 사업팀 등으로 범위를 넓혀주든가, 자동차 부품 사업팀 등 기능 위주의 부서명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논리는 연구개발 부서에도 그대로 적용을 할 수 있다. 만약 연구개발 부서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연구부서에서 개발한 제품을 영업팀이나 사업팀에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은 개발된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험실에서 개발된 제품이나 기술로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실제 생산을 하다보면 여러 기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처음 개발했던 연구 개발자와 그 제품이나 기술을 넘겨받은 사업팀의 담당자가 서로 책임 공방을 할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만약 연구개발 담당자가 사업팀 소속이어서 상용화는 물론 영업 등 사업화에도 직접 지속적으로 책임을 지는 체제라면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부서 이기주의 극복의 한 방안
잘 지으면 업무효율 높아져

물론 이 경우에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싶어 하는 기술자들이 영업 등 업무를 맡기는 것에 대해 반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연구개발 기능이 단순히 제품이나 기술을 실험실에서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킨다면 무조건 반대할 기술자는 없을 것이다.
또 그 기술자의 경력관리 이점을 내세워 설득을 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이다. 즉 연구개발자의 수명이 50대를 넘기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기술자들이 영업 등 다양한 커리어를 자연스럽게 개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한다면 오히려 환영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의 조직 체계와 명칭 등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기업의 업무효율을 높일 수가 있다.

김송호
홍진씨엔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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