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IT의 융합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차량에서 생성된 모든 디지털정보와 주행정보를 결합해 차세대 자동차-IT 융합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개발돼 상용화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은 ‘차량-IT용 공통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 개발을 마치고 22개 국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자동차에는 100가지 종류의 전자제어장치(ECU)가 설치돼 자동차 주행상황을 감지하거나 제어하는 데 쓰인다. 그 중 속도, RPM(1분당회전수), 배터리전압 등의 기본정보는 자동차회사나 차종이 달라도 데이터 포맷이 표준화돼 있어 쉽게 수집할 수 있었다. 반면 운전자의 운전습관 및 위험운전여부 등을 알 수 있는 차량운행 정보는 차종별, 회사별로 달라 이를 활용한 SW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ETRI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차종별, 회사별로 상이한 정보 포맷을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SW 컴포넌트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고장진단, 차량센서정보 등 차량에서 생성되는 180여종의 운행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수집된 정보의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기본적인 차량 상태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성향과 위험상황을 파악하거나, 고장예측, 보험, 물류, 긴급구난, 친환경 경로안내, 블랙박스, 차량원격진단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쓰이는 차량진단은 자동차가 고장이 나면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알려주는 개념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각종 센서신호를 미리 분석해 정상구간을 벗어나는 신호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몇 시간이나 며칠 후 고장이 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ETRI는 올해 초부터 보험 및 택시 분야에 이번 개발 기술을 시범 적용 중이다.
특히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운전자의 운전성향이나 주행패턴 등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최근 도입된 마일리지보험보다 한 단계 발전한 차량 운행정보 기반 보험요율 적용보험(PAYD)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동차가 이동 중 접하는 WCDMA, 무선랜, DSRC(근거리전용통신), WAVE(도로교통전용통신망) 등 다양한 무선망 중 신호세기와 전송속도 등을 파악해 최적의 망을 자동 선택할 수도 있다.
이들 기술은 오토산업, 씨엠네트웍, 메트로이플로직스, 이미지넥스트 등 22개 기업에 이전됐다.
연구책임자인 권오천 ETRI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자동차업계는 물론 중소 IT기업들도 자동차-IT 융합서비스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며 “스마트기기, 원격모니터링, 텔레매틱스 등과 연계한 신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어 높게만 느껴졌던 자동차 SW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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