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우위 확보하는 정공법에 충실해야”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던 세계경제는 최근 각국 재정위기의 여파로 장기간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주요 기관들도 2012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2.5~3.5%대로 당초 예상보다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저성장 기조는 기존의 불황과는 달리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한국기업은 그간 어려운 경영여건하에서도 강화된 체질을 기반으로 선전해왔으나,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1∼2년 내에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V자형이나 U자형 불황과 달리 L자형 장기침체 국면에서 지속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정공법에 충실해야 할 시기이다. 이를 위해 품질 측면의 ‘차별화 전략’과 원가 측면의 ‘저비용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단, 이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충분히 확보가기 어려우므로 저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첫째, 집중형 혁신을 추진해 ‘효율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해야한다. 혁신은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실패 확률이 높다. 특히 저성장기에는 그 실패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여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를 감안한 ‘효율성’이 핵심이다. 따라서 전방위 혁신보다는 기대효과가 큰 핵심 제품에 혁신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미래 트렌드를 파악하고 유망 신사업을 발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선택의 성공확률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자원이 부족하기 마련이므로 기존 역량이나 외부 자원을 지렛대로 삼아 혁신활동을 추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눈높이 맞춤형 전략으로 신흥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신흥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시장과 비교할 때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었으며 소비자의 기대수준도 날로 높아지고 있어서 차별화된 필살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신흥시장의 눈높이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고객의 복잡하고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본업중심형 M&A로 시장장악력을 강화해야 한다. 저성장기에는 신규 수요가 감소하고 타사 고객 쟁탈 위주로 경쟁강도가 높아지므로 시장장악력이 성과를 좌우한다. 따라서 경쟁사보다 먼저 업계 재편을 주도하고 저가의 우량 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 M&A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저비용 구조로의 사업모델 전환이 필요하다. 저성장기에는 알뜰하고 까다로워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므로 비용절감능력이 필수다. 부분적이고 대증적인 비용절감 방식에서 탈피하여 근본적으로 사업모델과 경영 프로세스 차원에서 전체 최적화된 비용절감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심리를 활용한 슬림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저성장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해야 하지만 비용 제약이 크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성적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호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주기보다는 현실을 담담하게 직시하는 ‘안분지족(安分知足)’ 콘셉트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김근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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