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해서 그저 간과해 버리고 마는 곳. 하지만 가꾸고 꾸미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외면 당한다는 걸 아는 그곳은 시기에 따라 잘 갖춰진 볼거리, 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테마파크, 에버랜드.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곳. 그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호암미술관(1982년 4월 개관)이 있다. 미술관 매표소까지 가는 숲길 사이에 오래된 석인상이 연이어진다. 저수지 형태의 호수를 따라 걷는 길에도 마찬가지다. 주차장에서부터 미술관 본관으로 곧추 가지 않는다. 우선 한국전통 정원 희원(熙園)(2만여평)으로 들어선다.
산책하기 아주 좋은 구간이다. 부르델(프랑스 근대 조각의 거장)의 대형 조각 작품들과 수변 광장, 석인의 길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풍치를 자아낸다. 담장과 정자도 한데 어우러진, 자연친화적인 정원에서 관리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곳곳에는 공작이 울타리를 벗어나 먹이를 찾는 모습도 신기하다.
그리고 만나는 미술관 본관 건물. 전통한옥 형태의 커다란 건물 옆에 다보탑이 만들어져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호암 이병철 선생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한국미술품 1200여 점을 관람할 수 있는데 시시각각으로 이벤트를 펼친다. 본관 1층에는 연중 2회 테마전이 열리는 기획전시실과 상설 불교미술실이 있고, 2층에는 산수화와 인물화, 도자기가 상설 전시되고 있다. 국보급 문화재가 개인 미술관에 가득하다.
에버랜드 내에 또 하나 볼거리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95년 5월에 개관)이다. 이곳은 아이들을 동반 가족여행객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관심꺼리다. 야외에는 은회색을 칠한 자동차 32대와 기차, 객차, 비행기가 전시되어 있고, 어떤 용도로 이용되는지 알 수 없는 넓은 정원이 있다. 실내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쉽지 않은 대단한 차들이 전시된다.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인 벤츠 1호차를 비롯해 오스틴 A135, 프린세스 리무진, BMW 328 등 고급차가 즐비하다.
거기에 우리나라 최초 차량은 물론, 자동차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자동차를 만든 인물, 그것을 점차적으로 발전시킨 나라별 인물들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자동차 역사를 공부하게 한다. 그저 평상시 귀에 아주 익숙한 차량들의 역사를 되집어 살펴보는 일이 즐겁다. 또 아이들은 자동차 모형부품을 통해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교실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 글·사진 이신화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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