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노트] 저가항공의 이유있는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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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노트] 저가항공의 이유있는 고공비행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896
  • 승인 201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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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최대 수송실적 항공사는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로 국제선 기준 7,100만명을 수송하며 4,440만명을 수송한 세계적인 항공사 독일의 루프트한자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송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선 역시 미국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가 델타(900만명)와 유나이티드(444만명) 같은 대형항공사를 제치고 최대 탑승실적(1060만명)을 기록했다. 저가항공사는 이 같은 강세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2001년 7.8%에서 2012년 25.6%로 3배 이상 증가하며, 그야말로 전 세계 하늘 길에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중이다.
세계최초의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의 기본적인 전략은 경쟁상대를 바꾸는 것이었다. 델타나 유나이티드 같은 대형항공사의 승객이 대상이 아니라 높은 가격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없었던 택시, 철도, 고속버스 이용객들을 목표로 한 것이다. 아시아 최대의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슬로건인 ‘누구나 하늘을 날 수 있도록’은 이 같은 목표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고객이 가장 원하는 낮은 가격에 철저히 집중하며, 고속버스나 철도보다 저렴한 티켓을 제시하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기내식과 수화물, 공항에서의 티케팅, 항공권 취소 같은 대부분의 부가서비스를 유료화하였다.
하지만 이는 항공사가 유료화로 인한 직접적인 수익을 얻는 것보다 승객들이 가급적이면 부가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도록 해서 항공기의 가동률을 높이고 인력운영비를 줄이겠다는 목적이 더 크다. 수화물 운반을 유료화하면 승객들이 가급적 수화물을 적게 들고 오기 때문에 비행기에 짐을 싣고 내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짐을 부치는 직원 수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저가항공사들은 항공기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큰 수단으로 소도시 변두리공항을 이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은 소도시공항을 이용하면 다른 비행기의 이착륙을 기다리느라 활주로에 대기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도착한 후 다시 출발하기까지 기내청소, 물품준비, 주유까지 소요되는 턴어라운드시간이 대형항공사는 45분 걸리는 데 반해 저가항공사는 15분까지 줄일 수 있고, 공항시설이용료도 평균 25% 이상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착륙하자마자 다른 작업과 동시에 주유를 하고, 비행기기종을 하나로 통일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비행기정비에 소요되는 시간과 부품관리나 훈련비용이 감소하는 건 물론이고, 항공기 공급업체와의 협상력도 높아져, 구입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들로 대형항공사가 동일 항공기를 하루에 4~5번 운항하는 데 반해, 저가항공사는 거의 배에 달하는 8번 정도의 운항이 가능하다.
저가항공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통념을 깨고, 낮은 가격에 우수한 품질, 어떻게 보면 공존하기 힘든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데 있다. 저가항공사는 정시도착율이나 수화물분실 같이 고객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만큼은 고품질을 유지해오고 있다. 실제로 매년 미국 항공기승객 대상 소비자조사에서 사우스웨스트를 비롯한 저가항공사들은 고객불만 건수가 적은 상위 5개 순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저가항공이 지금 하늘길의 대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목표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인 바로 ‘최저가’와 ‘고객만족’이라는 두가지를 모두 손에 넣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철저하게 완성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홍선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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