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3000여년 전에 중동지역에 불레셋이란 민족이 이스라엘을 끊임없이 침공했다. 병사수와 무기에서 열세였던 이스라엘이 불레셋의 침공으로 이스라엘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불레셋에는 골리앗이라 하는 백전노장의 유명한 장수가 있었다.
이스라엘 병사들은 골리앗이란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려올 지경이었다. 싸움도 제대로 해보기 전에 이미 전의를 상실하고 있었다. 아무도 감히 골리앗 앞에 나서려 하지 않았다. 이때 다윗이라 하는 무명의 청소년이 나섰다. 그는 전쟁과는 전혀 무관한 양치는 목동에 지나지 않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당초 승산이 없는 전투였다. 다윗은 불과 스무살 안팎의 전쟁 경험이 전무한 젊은 목동이었고, 골리앗은 전쟁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이었다. 싸움의 상대가 안되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다윗의 완전한 승리였다.
다윗이 승리한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골리앗이 잘하는 칼싸움 대신에 목동의 장기인 물매돌을 이용한 투석전으로 기습해 이겼다. 온몸을 갑옷으로 무장하고 칼을 찬 골리앗이 달려들 때 다윗은 침착하게 골리앗의 이마를 정조준해 돌팔매로 거구를 쓰러뜨렸다. 급소를 맞은 골리앗이 쓰러져 죽었고 이에 전의를 상실한 불레셋은 대패하고 말았다. 만일 골리앗이 달려들 때 다윗도 칼싸움으로 맞섰다면 백전백패했을 것이다. 다윗은 게임의 규칙을 바꿔서 승리했다. 골리앗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따라잡기’로는 대기업 못 이겨

차별화 전략이 빛났던 예는 금년 여름에 치러진 런던 올림픽을 들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의 선방을 국민들은 열광적인 박수로 호응했다. 단순히 게임에서 승리했기에 환호한 것이 아니라 갖은 단점과 역경을 물리치고 역발상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승리했기에 값진 것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그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 체조의 양학선 선수는 감히 다른 선수들이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공중에서 3바퀴 반을 회전하는 뛰어난 기술로 승부를 걸어 금메달을 땄다. 기술의 차별화였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전쟁이나 운동경기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시장 지배자들의 전략을 모방하고 뒤따라가는 전술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오늘날 컴퓨터산업의 최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업 초기에 IBM의 대형 컴퓨터부문에서 승부를 걸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中企, 혁신 통한 차별화가 살 길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선 더욱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독일의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이나 한국의 강소기업의 공통점은 혁신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끊임없이 구사해 성공한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오늘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은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과 다를 바가 없다.
거대한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 그리고 마케팅 앞에서 시장에서 제대로 한판 붙어보지도 못하고 패배하기 십상이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도 대기업의 납품가 인하 및 각종 불공정 거래를 감내 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잘하는 부문에서 맞서 경쟁하면 패할 수밖에 없다. 어렵지만 다윗의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한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물매돌 차별화 전략”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그래도 해야 한다.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일수록 역설적으로 혁신과 기업가정신이 더 필요하다. 남이 하는 것을 뒤쫓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지금은 경기불황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불경기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불황일수록 중소기업은 경영압박을 더 심각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에겐 큰 위기인 동시에 또한 기회이다. 궁즉통(窮卽通)이라 했다. 매출둔화와 그로 인한 자금난, 인력난 등 경영의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많다. 부도를 모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역발상적인 차별화 전략이 기업을 위기에서 구하고 그로 인해 제2의 도약도 기대할 수 있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강소기업들이 이번 불황을 통해 많이 탄생되길 기대해본다.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