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평가절상되면 한국경제는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 못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지난 24일 서울 무역센터에서 `위안화 환율변동 및 우리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설명회에서 “한국의 수출은 원·위안 환율보다는 중국의 수입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위안화 평가절상은 중국의 경제성장을 둔화시켜 한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위안화 평가절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와 중국경기 침체라는 부정적 효과가 모두 있다”며 “위안화 절상이 현실화되면 한국 수출경기는 예상 외의 암초에 부딪히는 충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수출과 원·위안화 환율은 이론적 관계와 반대의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위안화가 평가절상돼도 수출가격 경쟁력 향상을 통한 수출증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수출은 중국과의 교역에 있어 경합보다는 보완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대 중국 수출비중이 높고 중국을 경유한 우회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이 팀장은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평가절상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유리하긴 하지만 우리의 경쟁국도 똑같은 조건이어서 기회라기 보다는 위기”라며 “환율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 및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석진 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막대한 국제수지 흑자를 감안할 때 위안화는 저평가돼 있는 것은 분명하나 그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으며, 중국이 위안화 저평가를 통해 세계경제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주장도 근거가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격한 환율변동은 환리스크를 초래해 수출입과 직접투자 유치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므로 가급적 환율안정을 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위안화는 1~2년 동안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10% 범위에서 소폭 절상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