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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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율전쟁에 대비하자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899
  • 승인 2012.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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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중국 등 현재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3대 중심국이 경기부양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밴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강력한 경기부양 의사를 계속 피력하는 가운데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이미 무제한 국채매입 정책을 발표하는 등 자신의 말을 이행하기 위한 드라기 패키지를 속속 확정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됐거나 발표될 중심국들의 경기부양 조치는 두 가지 점에서 종전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하나는 미국과 유럽 모두 다른 정책수단보다는 국채매입 등을 통한 유동성 공급정책에 더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경기부양의 다양한 목적 가운데 단순히 성장률을 끌어올리기보다 고용창출, 특히 청소년 일자리 증가에 무게를 둔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용에 초점을 맞춘 경기부양책은 그 어느 정책보다 자국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국제교역과 국제통화시장에 신보호주의와 글로벌 환율전쟁의 조짐이 일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는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는 것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용이 따르지 않아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韓, 환율전쟁시 中·日보다 불리

이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고용지표가 갈수록 독립 혹은 설명변수화하는 새로운 움직임을 각국의 부양책에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히려 이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단순히 성장률만 끌어 올리면 소득양극화를 심화시켜 이미 발생한 반 월가(Occupy Wall Street) 시위 등과 같이 사회불안을 증폭시킬 우려가 높다.
경제 현안을 풀어 가는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과제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위기과정에서 과도한 비용지출로 남아있는 정책 여지가 거의 없다.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재정정책은 모든 선진국들이 과다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로 위기를 겪고 있어 가능하지 않다. 비교적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도 사실상 어렵다. 갈수록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다른 정책수단보다 유동성 공급정책에 더 의존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미 국제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선진국들이 계속해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경기적인 측면에서 두 가지 경로로 의미가 있다. 다른 하나는 자국통화 약세에 따른 수출증대 통로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 이후 달러 약세정책을 고집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흥국,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 나라의 통화가치는 경쟁국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경제여건에 맞는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정국이 수출 진작을 이유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경쟁국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이때 경쟁국들이 피해를 막기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한다면 통화마찰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특히 미국과 같은 중심국에서 자국의 수출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 가치를 절하할 경우 대부분 환율전쟁으로 이어진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이들 국가들의 주가와 통화가치는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심통화가 평가절하될수록 그 피해는 경제발전 단계상 한 단계 아래인 중국, 브라질, 한국 등 선진 신흥국들에게 집중하게 된다.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환율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로서 경계해야 할 것은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동시에 약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다. 최소자승법 등으로 엔화와 원화간의 동조화 계수를 구하면 0.02로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원화 가치는 0.02%만 떨어진다는 의미다. 위안화와 원화간의 동조화 계수를 구하면 0.57로 위안화 가치가 1% 떨어지면 원화 가치는 0.57% 떨어져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결과는 앞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재연될 경우 우리가 인접국인 중국과 일본보다 환율경쟁력상으로 더 불리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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