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이야? 茶야? 증상별 맞춤 건강차

아침 저녁 쌀쌀한 날씨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부도 건조해지기 쉽다. 이럴 땐 따뜻하고 향기 좋은 차가 보약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 기를 보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피부도 촉촉하고 윤기 있게 유지해준다. 또한 따뜻한 차 한잔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자연의 향을 맡으며 천천히 차를 음미하다 보면 마음까지 안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올 가을, 내 몸에 맞는 차로 건강을 챙기는 건 어떨까? 환절기 면역력을 높여주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차를 소개한다.

■훌쩍훌쩍 비염
가을철 대표 불청객으로 비염을 꼽을 수 있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줄줄 흐르며 심한 재채기로 호흡조차 어렵다. 눈이 충혈되고 누워 있으면 콧물이 목으로 계속 넘어가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차를 잘 마시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 비염에는 칡차, 박하차가 좋다. 칡은 염증을 해소해주고 박하는 몸의 열을 낮춰준다. 생강차, 대추차, 계피차, 소엽차, 오미자차 등도 도움이 된다. 생강에 대추나 계피를 섞어 마시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몸에 한기가 많은 사람에겐 계피가 매우 좋다.

■콜록콜록 감기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몸에 한기가 돌고 미열이 있을 때 진피(귤 껍질 말린 것)를 다려 마셨다. 체력이 저하됐을 때 쉽게 걸리는 바이러스성 감기에는 비타민C가 특효다. 따라서 비타민C가 풍부한 진피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을 함께 넣어 끓여 마시면 향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감기로 인해 기침이 심할 경우엔 볶은 검은콩을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면 좋다. 맛도 구수해 물 대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열이 난다면 검은콩과 말린 쑥을 함께 다려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긁적긁적 피부건조증
가을엔 날씨가 맑고 청량해 나들이하기엔 더없이 좋다. 하지만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피부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리의 피부 표면에는 지방으로 된 얇은 보호막이 있고 그 아래 자연 보습인자가 있어 피부의 수분 함유량을 평균 20∼35%로 유지시킨다. 그런데 찬바람이 불면 피부 속 수분 함유량이 10% 이하로 떨어지고 땀샘의 기능까지 약해지면서 피부가 건조해진다. 이럴 때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가 좋다. 당귀차, 구기자차, 오미자차 등을 끓여 수시로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시름시름 계절성 우울증
가을을 타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쌀쌀해진 날씨 탓이려니 하겠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를 전문용어로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이라고 명명한다. 가을이면 외향적 성격의 사람도 센티멘털해지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이유는 햇볕을 쐬야 생성되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세로토닌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을엔 햇볕을 자주 쐬며 산책을 하는 게 좋다. 차로는 진피차, 소엽차, 오미자차가 좋다. 특히 진피차는 가슴이 답답하고 짓눌린 느낌이 들 때 마시면 효과적이다. 한의사들은 “한방차가 우리 몸에 좋은 건 분명하지만,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한방차로 병을 치료한다기보다 예방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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