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고령화 진전의 영향으로 2인 이상 도시가계 중에서 가구주 나이가 50세 이상인 가계비중이 2011년에 42.5%로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가 소비구조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소득대비 소비수준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을 보면 1991년 73.3%에서 2000년 76.6%로 꾸준히 상승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77%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가구주 나이가 39세 이하인 가계의 경우 평균소비성향이 1990년대에는 꾸준히 상승하다가 2000년대 들어서부터 정체된 반면, 가구주 나이가 50세 이상인 가계의 경우는 2000년대 들어 평균소비성향이 하락하고 있다.
평균적인 소비성향이 저하된 가운데, 소비지출 증가율은 모든 연령의 가계에서 둔화되었다.
그렇다면 가계가 지난 20여년동안 소비지출 품목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켰을까?
품목별 가계의 소비지출 비중 변화를 분석해 본 결과, 경제성장에 따른 가계 소득 확대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필수적 소비 비중(식료품, 의류, 가정용품 등)이 크게 축소된 반면, 선택적 소비 비중(교통, 통신, 교육 등)은 확대되었다.
한편, 가계의 소비지출 구조는 1990년 중에는 품목별로 크게 변화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품목별 소비지출 비중이 일정 수준으로 수렴된 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우리에게 몇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 민간소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득 및 소비 수준이 낮은 고령가구의 증가는 향후 소비부진 요인이다. 따라서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기회 확대, 노후 소득보장 강화 등을 통해 고령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둘째, 연령별로 가계의 품목별 소비지출 비중 변화에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하여, 특정 연령의 가계에서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차별화된 대책이 필요하다.
연령별 가계의 소비지출 부담요인 완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특정 연령에서만 소비지출 비중이 늘면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품목이 있어 이 부분을 해소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 고령화로 보건지출 증가가 불가피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60세 이상 고령 가구의 보건비 부담 경감을 위한 예방 중심의 의료정책 도입도 중요하다.
의료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를 대상으로 예방 중심의 의료문화 정착을 유도하여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 보건의료비 지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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