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신용카드 등의 결제 시스템은 돈을 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전형적인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통신사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데 결제 플랫폼 세계에 도전장을 낸 벤처기업이 있는데 바로 스퀘어(Square)이다.
스퀘어는 2010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됐다.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Jack Dorsey)가 설립한 회사여서 초기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었고 지난 9월에는 미국 포춘지가 ‘스퀘어 기업 가치가 30억 달러가 넘는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기존 통신사들이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결합하는 방식을 사용했던 것에 반해 스퀘어는 구매자의 신용카드는 그대로 두고 스마트폰을 판매자의 카드 단말기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구체적인 결제 방법은, 사용자가 스퀘어 사이트(squareup.com)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결제정보를 입력하면 엄지손가락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인 소형 리더기를 무료로 보내준다. 결제를 할 때 이 리더기를 스마트폰의 이어폰 단자에 꽂고 기존 카드 단말기에 할 때처럼 고객의 신용카드를 긁은 다음 스마트폰 화면에 서명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구매자는 기존 신용카드를 그대로 사용하니까 별도로 준비할 것이 없고, 판매자는 번거롭게 단말기를 설치하는 대신 스마트폰에 작은 리더기만 부착하면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리더기조차 필요 없는 '페이 위드 스퀘어(Pay with Square)'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퀘어가 무료로 배포하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매자는 스퀘어 앱을 다운 받아서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스퀘어 가맹점과 상품을 선택하면, 이용자의 정보와 선택한 상품 정보가 해당 상점으로 전송된다.
구매자가 상점에 들러 준비된 상품을 받고 스퀘어 앱에서 ‘결제’ 버튼을 클릭하면 상점 주인의 스퀘어 앱에 ‘결제’ 버튼을 클릭한 손님의 리스트가 나타난다. 상점 주인이 손님을 선택하고 손님이 동의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스퀘어의 수익모델은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신용카드 회사와 마찬가지로 거래 수수료이다. 스퀘어는 판매자가 내는 거래 수수료율을 2.75%로 낮추었고 이를 신용카드 회사와 나눈다. 스퀘어 리더기나 앱을 이용한 결제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하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늘 가는 근처의 커피집을 검색해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매장에 갔을 때 준비된 커피를 바로 받아서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 커다란 카드 단말기가 필요 없기 때문에 개인 같은 소규모 판매자도 카드거래를 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기부도 가능하다. 재선을 노리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스퀘어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막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결제 플랫폼 분야의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엔 온라인 결제 분야의 강자인 페이팔이 ‘페이팔 히어(Paypal Here)’를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고, 구글도 ‘구글 월릿’이라는 자체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가 하면, AT&T 등의 통신사들, 그리고 월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독자적인 결제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폭넓은 제휴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결제 방식을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해 편리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기업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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