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인 일상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의 처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간단한 센서만 착용하면 하루 종일 자신이 움직인 이동경로, 인터넷 사용기록 등은 물론 에너지 섭취 및 소비량, 심장 박동수, 뇌파 등의 생체신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저장해준다. 또한 이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전송되어 자동으로 기간별 통계와 다른 사용자들과의 비교 분석 결과까지 제공된다. 이러한 종합 서비스를 바로 ‘라이프트래킹’이라고 한다.
앞으로 라이프트래킹 기술이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우선 이전보다 훨씬 즐거운 자기혁신이 가능해진다. 우리 자신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모든 활동에 게임의 요소를 결합하고 있다. 자신의 성취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점수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다른 이들과 비교해가며 적당한 경쟁심리를 고취시키는 것이다. 건강관리용 스마트폰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엔도몬도, 런키퍼 등은 자신의 다양한 운동기록을 기록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비교하며 가상경쟁을 벌이는 등 다양한 게임의 요소들이 접목되어 있다. 이를 이용해 고통스러운 운동도 한결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자극이 이뤄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생활과 밀착된 헬스케어가 실현될 것이다. 현대인에게는 나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질환이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질환은 개인차도 심하고, 자각증상 없이 악화된다. 이에 대처하려면 평소 생활습관부터 꼼꼼히 분석하고, 쉽게 지나치기 쉬운 건강악화의 조짐을 잡아내야 한다.
라이프트래킹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생체신호와 행동이력은 이런 부분을 감지하는데 유용하다. 최근의 라이프트래킹 장치 가운데에는 잘 때 팔목밴드나 헤드밴드 하나만 착용하면 밤새 뒤척임을 측정하여 매일 수면의 질을 점수로 계산해주기도 한다. 그러면 어떤 조건에서 내가 숙면이 가능한지 알고 대응이 가능해진다.
다른 유망 부문은 자녀관리이다. 요즘 한국도 맞벌이가구가 증가하면서 자녀가 방치되고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는 자녀들이 하루 종일 무슨 행동을 하고 어디에 관심을 갖는지 부모가 거의 모르는 것이 큰 원인이다. 라이프트래킹 기술을 통해 자녀의 행동을 분석하고 해소되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내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훨씬 효과적인 교감과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러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니, 관련 서비스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범죄예방 효과도 크게 기대되고 있다. 블랙박스가 보급되면서 운전자들이 한층 조심하게 되어 교통사고도 크게 줄고 있다. 자동차의 블랙박스처럼 주변 정황을 녹화하게 되면 개인을 상대로 한 범죄도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앞으로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와 같은 안경형 가상현실 기기나, 손목시계나 액세서리 같이 생긴 입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 블랙박스의 기능이 이들 기기에 스며들어 편의성도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IT 기기에 일체화된 라이프트래킹 CSI 덕에 흉악범죄가 줄어드는 미래는 결코 멀지 않다.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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