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자영업 부문 종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9월 말 기준으로 자영업 부문 종사자는 714만 1000명인데, 이는 전년 동월에 비해 20만 1000명 증가한 수치이다. 이와 같은 자영업 부문 종사자의 증가가 초래할 경제사회적 부담의 핵심은 高밀도화, 高연령화, 高부채의 3高 현상으로 집약된다 이러한 3高 현상은 자영업 부문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취약성(3苦)을 더욱 심화시킬 소지가 크므로 세밀한 진단과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자영업 창업이 전통 자영업 부문에 집중되는 高밀도화 현상은 해당 부문 종사자들을 경쟁 격화의 고통으로 이끌 것이다. 2011년 7월에서 2012년 7월 사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밀도가 전통 서비스업은 0.7%p 증가했지만, 지식 및 기타 서비스업은 오히려 1.7%p나 감소하였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전통 서비스업의 자영업 밀도는 OECD 평균의 2.5배를 넘는 수준이다.
두 번째 문제는 高연령층이 자영업 창업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 사업 부진 및 폐업 위기로 인한 고통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의 연령을 살펴보면, 56세 이상의 장노년층의 창업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경제성장기인 1990년대 40대 중심의 자영업 창업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장노년층의 자영업 부문으로의 유입 증가로 인해 자영업자 중 41~60세 인력이 전체의 57%를 차지하는데, 임금 근로자는 25~45세까지의 인력이 전체의 53%인 점과 대비가 된다.
세 번째 문제는 자산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부채를 차입해 경영하고 있는 高부채 현상이다. 高부채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1년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9.2%로 상용직 근로자(78.9%)의 2배를 상회하고 있고, 이렇게 부채 수준이 높다 보니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도 상용직 근로자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결국 고부채 현상은 일부 자영업 종사자들을 만성적 생활불안의 고통으로 이끌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영업 종사자가 직면하고 있는 3高 현상을 타개하는 정책조합으로 ‘자영업종의 다변화 + 장년층 자영업 진입 조절 + 재기 촉진형 금융지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자영업종의 다변화’는 사업체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 적정 규모화를 유도하는 한편, 지식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화함으로써 자영업 지형을 재편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장년층 자영업 진입 조절’을 위해서는 다양한 재취업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공공도서관이나 남성 간병인 등 장년층의 남성이 일하기에 알맞은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활성화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농수산식품부와 중소기업청이 공동 추진하는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 육성’ 사업 등을 통해 장년층의 서비스농업 분야로의 취업을 진작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셋째, 다양한 정책금융 지원과 서민 금융이 자영업 종사자의 생활 안정 및 재기 촉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재기 촉진형 금융지원’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 등의 금리는 사업 아이디어와 생활개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 구체적 실행방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창업자금 조달, 운전자금 운용, 사업전환에 애로를 겪고 있는 생계형 자영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주치의인 금융닥터제를 도입해 밀착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도 경영역량 확충 및 재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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