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여파로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도시들도 공공부문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는 이러한 위협에도 활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콜럼버스는 오하이오의 주도(州都)로서 8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미국에서 열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것 없던 이곳이 최근 들어 경제성장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오하이오의 실업률은 7%로, 미국 전체 평균인 7.8%보다 낮았으며, 그 중 콜럼버스의 실업률은 5.7%에 그쳤다. 또한 콜럼버스는 오하이오 내에서도 지난 2년간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미국의 타임誌는 콜럼버스의 부상을 가리키며 ‘콜럼버스 컴백’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콜럼버스의 급부상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답은 콜럼버스의 다각화된 산업 구조, 그리고 효과적인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로, 콜럼버스의 성공의 기반에는 행정, 교육, 제조업, 금융 등 다각화된 산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최대 캠퍼스인 오하이오 주립대를 보유해 교육과 행정이 발달하였고, 혼다, JP모건 등이 위치해 제조업과 금융 분야도 발달하였다. JP모건의 경우 콜럼버스에 뉴욕보다 많은 직원이 근무한다. 이렇게 특정 산업에 편중되지 않았던 점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던 하나의 이유라 하겠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또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효과적인 공공-민간 파트너십에 있다. 2009년, 콜럼버스는 경기 침체로 천 명에 이르는 공공 근로자들을 해고할 지경에 이르렀다. 콜맨 시장은 고민 끝에 지역의 기업주들을 찾아갔다. 그는 민주당 출신이었지만 대부분이 공화당인 기업주들을 찾아가 소득세 인상을 통한 재정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것이 바로 ‘콜럼버스 파트너십(Columbus Partnership)‘이라고 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인데,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주들은 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시장은 세금 인상분의 1/3을 도시 재건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모아진 자금으로 인력을 재교육하고 도시 인프라에 투자하는 한편 도심과 워터프론트를 재생하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살아난 도시 환경은 다시 우수 인력 유치에 도움을 주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콜럼버스에 본사를 둔 로컬 은행인 헌팅턴(Hunting-ton)은 최근 발표에서 새로운 신용카드 서비스를 론칭하고 이를 통해 오하이오에만 향후 4년간 25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 바 있다.
헌팅턴의 CEO는 이와 같은 노력이 양 당 간의 협력을 통한 공공-민간 파트너십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에서도 최근 세종시 이슈 등 큰 안건을 중심으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공동의 미래를 위해 협력하는 모습, 콜럼버스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이라 하겠다.

박강아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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