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불만 건수는 96배 이상 증가하였고 기업의 성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요타는 불만으로 제기된 가속패달 문제로 사상 최대의 리콜 사태에 직면했으며, 1개월 동안 시가총액이 18%나 하락했다. 자물쇠 제조업체인 크립토나이트는 소비자 불만처리에 연 이익의 40%를 사용하였다.
기업이 알고 있는 소비자의 불만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기업에게 직접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는 8%에 불과하다. 92%는 수면아래에 존재하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파돼 기업에게 잠재적인 리스크가 된다.
스마트 기기 및 서비스의 확대, 유통채널의 온라인화, 소셜미디어의 급격한 확산으로 소비자 불만은 기존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번째 특징은 불만 대상 품목의 다변화이다. 불만 1위 품목이 과거 학습교재, 카드에서 인터넷, 휴대폰으로 변모하였다. 2011년 소비자 불만 상위 5대 품목 중 4개가 디지털 서비스 및 기기와 관련돼 있다. 소셜커머스 불만은 2년간 4,931% 증가하였고 유료 앱 구매자 중 48.2%가 불만 및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
두번째 특징은 온라인 불만 플랫폼의 확산이다. 인터넷 기반의 다양한 소통 플랫폼이 불만 표출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거대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실시간 전파되고 있다.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소비자들이 쉽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며, 가입자 수가 많아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 미국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의 응답자의 20%가 소셜미디어에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세번째 특징은 불만 소비자의 온라인 집단화이다. 온라인에 집결되는 소비자의 힘은 다양한 제품을 소재로 한 커뮤니티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확대되고 있다.비슷한 생각을 가진 개인이 집단을 구성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크라우드 클라우트(Crowd Clout)가 확산되고 있는데 2005년 커뮤니티 ‘비씨파크’에서 인터넷 종량제 반대에 대한 네티즌 1,000만 서명 운동 전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네번째 특징은 1인 영향력의 증대이다. 누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익명의 다수와 제한 없는 소통이 가능하다. 온라인 빅 마우스나 소셜테이너 등의 불만 제기는 주변 사람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단순 불만을 넘어 뉴미디어를 이용해 특정 기업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디지털 저격수도 등장하였다.
불만의 시대,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사전대응체계 강화이다. 사전 대응 관점에서 불만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가상훈련을 통해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진정성에 기반한 소통이다. 불만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은 진정성을 담아 피드백해야 하며, 형식적인 소통은 더 큰 반발을 유발한다. 셋째 외부조력자 및 우호네트워크의 형성이다. 소비자 불만은 기업 내부 인력만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것들이 많으므로 외부 우군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불만에서 기회를 찾는 역발상이다. 소비자 불만을 계기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아이디어 기회를 모색하고 불만 소비자 ‘배제’에서 ‘끌어안기’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소비자 불만은 최고의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석이다.

이승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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