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007년 영국에서 두 차례 열차 전복사고가 있다. 원인은 바로, 나사 풀림 때문이었다. 이후 영국은 열차, 전력 공급선 등에 사용된 기존의 나사를 전부 교체하기로 과감히 결정하였다. 이 깐깐한 심사를 통과해 선택된 나사가 바로 일본 하드록 공업이 독자 개발한 ‘하드록 너트’이다.
2007년 뉴스위크紙 선정 ‘세계가 주목하는 일본의 100대 중소기업’에 뽑힌 하드록 공업. 나사 하나에만 50년 넘게 매달려 지금의 ‘하드록 공업’을 일구어낸 창업주 와카바야시 가츠히코(79)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첫 번째 성공비결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온리원’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다들 발명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하지만, 와카바야시는 호기심만 있다면 누구나 발명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오사카공업대학을 졸업한 와카바야시는 밸브 생산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풀림방지 너트인 ‘U너트’를 개발하고 1961년 후지산업사(現 후지정밀)를 창업한다. 개발 당시만 해도 U너트는 완벽하지 않았다.
강력한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서서히 풀리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와카바야시는 나사가 풀려 대형사고로 이어질 경우 회사의 존재가치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밤낮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섰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 신사(神社)의 도리이문에 있는 ‘쐐기’를 보는 순간, ‘너트’와 ‘쐐기’를 조합하면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곧바로 너트에 단순히 쐐기를 박아 시제품을 만들었다. 하드록 너트가 탄생한 것이다. 하드록 너트도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최소한 30% 개선의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성패는 바로 30%를 개선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갈리게 된다. U너트의 불완전한 30%를 개선한 것, 그것이 바로 절대로 풀리지 않는 온리원 상품 ‘하드록 너트’를 만든 비결이었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필수품인 동시에 소모품’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례로 16량짜리 신칸센의 경우, 한 대당 약 2만 개의 하드록 너트가 사용되고 있고, 정기적으로 교체하기 때문에 추가 수요도 상당하다. 세 번째 성공비결은 ‘이타정신’이다. 자신과 자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과 세상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이 상품에 담겨 있어야 진정한 온리원 롱셀러 상품이 탄생할 수 있다.
와카바야시 회장은 “지난 50년간 돈을 모으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팔기 위해 애써 왔다”고 고백한다. 모두를 이롭게 만드는 ‘온리원’ 상품은 아주 작은 부품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 그리고 제대로 된 온리원 상품만이 롱셀러가 된다는 진리를 와카바야시 회장이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최은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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