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고도화로 화이트칼라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령화로 인해 45∼59세 중장년 화이트칼라 비중이 2000년 12.2%에서 2011년 21.3%로 2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화이트칼라의 평균 근속연수는 50∼54세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정년은 53.9세로 기업들이 정한 평균정년(57.7 세)보다 3.8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정년까지 일하지 못하고 조기에 퇴직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조기퇴직은 개인소득 감소, 기업 노하우 손실, 정부 복지부담 등으로 연결된다.
중장년 화이트칼라가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고임금, 직책 감소, 생산성 저하, 전직의 어려움, 조직활력 저하의 5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고임금 즉, 높은 임금수준과 연공적 보상체계가 고용의 지속성을 저하시킨다.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임금수준은 같은 연령대의 블루칼라보다 높은편이며, 젊은층보다는 1.5배 이상 많다. 둘째, 적합직무가 감소하고 있다. 사무혁신과 기업조직의 성장 정체로 인해 직장 내 관리자 직책은 2009년 15만개에서 2011년 14만개로 감소했다. 직책이 없는 화이트칼라들은 적절한 업무가 부족해서 조기퇴직의 압박을 받게 된다. 셋째, 생산성 저하 문제다. 화이트칼라는 나이가 들면서 업무스피드 저하, 신기술 습득 지체로 인해 대체로 변화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넷째, 전직의 어려움 이다. 중장년 화이트칼라는 퇴직 후 전직 등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다섯째, 조직활력 저하다. 조직 내 고령화로 인해 신구 세대 간에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연하상사와 연상부하에 익숙하지 않는 전통적 사회 분위기는 조직운영에 애로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장년 화이트칼라의 지속고용을 위해서는 임금과 정년 운영의 유연성 제고, 변화대응력과 직무전문성 제고, 근무 및 고용형태 다양화가 시급하다. 이를 위한 5가지 실행과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종별 정년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화이트칼라의 경우 현재 55세 정년까지도 근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나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60세 정년의무화를 단기간 내에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각 직종의 특성을 반영해 직종별 정년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50세 정도부터 ‘임금피크제’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50세부터 체감정년인 54세까지는 임금을 고정시키고 55세부터 58세까지는 최고 임금의 70% 수준으로 조정해 임금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셋째, ‘직무재교육’으로 변화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미국은 커뮤니티 칼리지를 활용해 50세 이상 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넷째, 전직 등 다양한 진로선택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 일자리의 개념을 확대해, 한 기업 내에서의 지속적인 고용뿐 아니라 전직, 출향, 사회공헌형 일자리 등 새로운 일자리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제가 제대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개인 등 일자리의 주체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차원에서 정부는 평생교육제도 등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은 인사 및 고용 관련 경영시스템을 정비하며, 특히 개인은 평생 직업시대에 맞게 사고를 전환하고 자기개발에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태원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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