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설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반가운 가족, 친지들과 만나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누며 보내는 명절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올해 설 명절은 유난히 짧은 연휴 탓에 고향에 가는 대신 가족끼리 지내는 경우도 많을 듯하다. 고향을 찾기 힘들다면 TV의 유혹을 뒤로하고 가족과 함께 감성 충전의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설 명절을 맞아 남녀노소 취향에 따라 골라잡을 만한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 차고 넘친다.
가족끼리 즐길만한 세시풍속 행사 풍성
●…국립국악원은 설날맞이 기획 공연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뜻)’을 설 연휴기간인 10, 11일 이틀간 국악원 예악당과 야외마당에서 선보인다.
1부에서는 국악원 정악당 등이 궁중 무용인 ‘처용무’와 관악 합주 ‘경풍년’을, 2부에서는 국악원 민속악단 연희부 단원들이 길놀이와 비나리 등을 펼친다. 공연 전 2시간, 공연 후 1시간 동안 야외광장에선 제기차기와 투호 등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예악당 로비에는 토정비결 체험과 서예가의 가훈 작성 코너도 마련된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옛 선조들이 예의를 갖춰 손님에게 차를 대접한 접빈다례(接賓茶禮) 형식에 노래, 음악, 춤, 그림이 어우러진 풍류다회(風流茶會)를 더해 정감 있는 세시풍속을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라고 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9일부터 11일까지 민족 명절 설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고 설 풍속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총 3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설 한마당’이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세시풍속 체험 및 시연, 놀이 체험, 만들기 체험, 명절 음식 나누기, 전통 공연 및 추억의 영화 관람 등으로 구성됐다.
또 계사년 운수가 궁금한 관람객을 위해 토정비결과 윷점을 봐 주고, 미처 설빔을 갖춰 입지 못한 관람객에겐 설빔을 빌려 입고 전통가옥인 오촌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한겨울 세시풍속으로 전통 수렵의 한 종류인 매사냥 시연행사가 마련돼 설을 맞아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9일 지신밟기·평택농악·철물이굿, 10일 북청사자놀음보존회의 사자춤·퓨전타악공연 ‘Dance Meets Percussion’(뿌리패예술단), 11일 전통풍물마당(파주농악)과 비보이의 만남‘Movement Korea’(광개토사물놀이)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며 “특히 설날인 10일에는 뱀띠 관람객과 설빔을 입은 관람객에게 복조리를 나눠주는 행사가 마련돼 온 가족이 설빔을 입고 설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민속촌엔 설 연휴인 9~11일 입장하는 순간부터 복을 넝쿨째 받게 된다. 선착순으로 입장객 2000여명에게 만복을 기원하는 부적을 증정하며 설날인 10일엔 입장객 중 뱀띠 500명에게 민속촌 달력을 준다. 떡과 세주를 나눠 먹는 음복행사에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복(福)도령·복(福)아씨와 덕담 가득한 새해맞이 인사로 복을 나누고, 대형 복주머니 포토존에선 사진을 찍으며 만복을 불러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또 전통방식의 떡메치기를 해보고, 즉석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떡에 구수한 콩고물을 묻혀 만든 복떡을 맛보는 행사인 ‘복(福)떡 나누기’도 준비돼 있다. 이는 모두 정을 나누며 복을 전하던 옛 조상들의 설 풍습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다.
아울러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된다. 10일에는 방패연 100개와 소원을 적은 종이를 연줄에 묶어 하늘로 날리는 특별행사가 열리며, 솔과 대나무를 쌓아 만든 대형 달집을 태워 ‘제액초복(際厄招福)’을 기원한다.
한편 행사기간에 한복을 입고 민속촌을 방문하면 50% 할인된 가격으로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 꼭 설 연휴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맘때 찾아가면 기분이 좋아지고 운수 대통하는 곳으로 경복궁, 남산골한옥마을, 대학로를 꼽을 수 있다.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선 설 연휴기간 ‘심야식당(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예술마당2)’등 가슴 따뜻한 연극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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