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얼굴’ 명함. 현대인들은 업무 등의 이유로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가장 먼저 명함을 건넨다. 자신에 대해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대신 명함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 따라서 이름, 회사명, 직책, 연락번호 등 자신을 집약해 놓은 명함은 비즈니스의 첫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때론 ‘미니 레주메(resume)’로서의 기능도 한다. 최근엔 자기 PR시대에 맞게 명함이 자신을 마케팅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떠오르며 각자 개성을 살린 독특한 디자인의 명함들이 눈길을 끈다.

비즈니스의 성공열쇠

요즘 이목을 끌고 있는 명함은 이름과 직업, 연락처 등이 간략하게 적혀 있는 일반 명함과 달리 직업 특성에 맞게 다양한 재료와 특이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호주의 광고대행사 ‘댐너메를릭앤벌그만’이 만든 성형외과 의사의 명함(사진②)은 핑크색 바탕에 여성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다. 특이하게 가슴부분에만 고무패드가 달려있는데 손가락으로 누르면 마치 가슴이 커지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 ‘우리 병원에서 시술하면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가슴을 가질 수 있습니다’라는 명확한 콘셉트가 잘 표현돼 있다.
검색 포털사이트 구글 직원들의 명함은 마치 웹페이지를 보는 것 같다. 검색창에 이름이 들어가 있고 검색 결과에는 그 사람의 웹사이트 주소, 전화번호, 직위 등이 적혀 있다.
브라질의 가구전문회사 ‘톡앤스톡’의 명함은 절취선을 따라 떼어냈다 붙이면 미니 종이의자가 만들어진다. 의자 모양의 명함이라 ‘가구’회사의 이미지를 한 방에 전할 수 있다. 책상 위 장식용으로도 좋다.
인도의 광고 대행사 ‘오그릴비앤마더’가 만든 명함(사진③)의 소재는 풍선이다. 풍선을 불어야 명함에 담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건 뭐지’ 하고 의아해할 수 있지만 흉부외과 의사 명함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풍선을 불면서 폐활량을 늘릴 수 있는 ‘건강 명함’이다.
이 밖에도 쿠키로 만든 베이커리 명함, 머리빗 모양의 헤어디자이너 명함, 치실이 들어있는 치과의사 명함, 청소용품 판매업체의 스폰지수세미 명함(사진①), 반으로 나눠지는 이혼전문 변호사 명함 등이 센스가 돋보인다.
‘퍼포먼스 명함’ 또한 요즘 사업가 사이에 큰 인기다. 단순히 눈에 띄는 디자인의 명함을 들고 다니는 수준을 넘어 명함을 찢거나 그 위에 무언가를 적는 ‘행위’를 더해 전하는 방식이다. 명함은 보통 한 번 주고받고 나면 다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특이한 동작과 함께 건네면 그 사람과 회사 이름이 인상에 강하게 남아 쉽게 잊혀지지 않게 된다는 설명이다.
모 회사 임원은 명함 대신 종이와 붓을 들고 다니며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직접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적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다른 회사의 임직원 명함에는 이름을 새기는 공간이 비어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이름만큼은 직접 써서 주기 위한 것이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성껏 글씨를 쓰듯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전한다.

에티켓 지켜 주고받아야

이처럼 비즈니스에 있어 중요한 명함. 하지만 의외로 명함 에티켓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자기계발 전문가들은 “명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명함을 주고받는 그 짧은 순간에도 상대방의 수준과 매너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정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명함은 반드시 일어서서 두 손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가슴과 허리선 사이의 위치에서 상대방이 바로 읽을 수 있는 방향으로 건네는 게 좋다. 상대가 고객, 윗사람, 연장자일 경우 먼저 명함을 건넨 후 받은 명함은 오른손으로 받치는 게 예의다.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건네는 경우라면 지위, 연령이 높은 순으로 전해야 한다. 인쇄된 부분에 손가락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벼운 인사말과 함께 회사명, 이름 등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명함을 받을 때는 인사를 한 후 상체를 바로 하며 상대방의 명함을 두 손으로 받아 정중히 확인한다. 받은 명함을 즉시 명함 지갑에 넣는 것은 실례다. 회사명과 이름을 정확히 읽은 후 그 내용과 관련해 가벼운 대화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하는 게 좋다.
만일 동시에 명함을 교환한다면 오른손으로 건네고 왼손으로 받은 뒤, 다시 오른손으로 받쳐 드는 것이 예의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있다면 미팅하는 동안 테이블 위에 반듯하게 올려놓는 게 바람직하다. 자리를 마무리하고 인사를 나누면서 명함을 명함지갑 등에 집어넣는다.
명함은 자신을 대표하는 ‘제2의’ 얼굴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인상적이고 개성 있는 명함을 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것 같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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