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정부 정책과제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새정부의 정책과제로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요구했다. 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구직자는 70만명인데 괜찮은 일자리는 약 8만개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62만개의 미스매치가 존재하는 셈이다.
청년실업은 넘쳐나는데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현실은 새삼스런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온갖 노력에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문제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소기업에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 해도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중소기업 인력난과 청년실업난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중소기업, 청장년 구직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새정부는 무엇보다도 괜찮은 일자리를 한정하는 경제사회 시스템을 개선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대학을 다니든 안 다니든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국가비전과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천에 사는 미꾸라지도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국가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일자리 미스매치 우선 해결해야

다음으로 중소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 문제의 근본은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데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다. 괜찮은 일자리는 고용안정, 임금수준, 기업비전, 근무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물론 이 네 가지를 모두 갖춘 일자리는 거의 없다. 이들 조건 중 적어도 한가지만이라고 확실히 있으면 괜찮은 일자리가 될 수 있다. 중소기업도 각 기업의 여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괜찮은 일자리의 조건 중 적어도 하나는 확보하고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적어도 근로자를 자기 가족과 같이 인간적으로 대하는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는 기업에 비해 근로자가 쉽게 떠나지 않고 오래 근무한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근로자 복지여건의 개선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들 들면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퇴직연금 설계도 한 방안이다. 대기업이 하청 중소기업의 근로자 복지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청년층 中企 선택 여건 조성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것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인드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이다. 청년세대는 취업 신용 주거의 3중고(苦)로 연애 결혼 출산 등 세 가지를 포기하는 ‘삼포세대’라고 칭한다.
먼저 괜찮은 일자리 개념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아버지세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는 생존을 위한 선택을 했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자신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권력 재산 명예가 따르는 직업을 가져야 행복할 수 있다는 베이비부머 부모의 고정관념이 자유로운 선택을 막는다. 개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참다운 의미의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 찾기다. 일 자체보다는 일을 통한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구구조적으로 보면 일자리 미스매치도 해결될 여지는 있다. 일본에서 단카이 세대라고 불리는 베이비부머가 집중 은퇴할 시기에 청년취업률이 크게 높아졌듯이 우리나라 역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좋은 일자리가 연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청년층이 중소기업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도록 경제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