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의 귀족’ 매생이.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수한 우리말인 매생이는 겨울 바닷가에 살얼음이 얼 만큼 추워야 채취 가능한 이끼의 한 종류다.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검푸른 빛을 띤다.
남도 청정 바다에서만 자라는 귀한 해조류로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이다.
한때 김 농사를 망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풍부한 영양과 특유의 감칠맛으로 오래도록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르고 빛깔은 검푸르며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매생이를 묘사했다. 그만큼 매생이는 단맛이 강하고 향이 깊은 겨울철 대표 별미다.
한의사들은 “매생이는 철분·칼슘·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단백질·탄수화물·수분 등 영양성분을 고루 함유하고 있어 어린아이의 성장 발육에 좋으며 중년층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 좋고 체질 개선, 성인병 예방, 원기 회복에도 효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특히 매생이는 지방과 칼로리가 낮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매생이의 칼슘 함량은 100g당 574㎎으로 우유의 5배다.
또한 신체 기관에 산소를 운반하는 철분 함량은 100g당 43.1㎎으로 역시 우유보다 40배 정도 많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빠른 포만감으로 과식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매생이는 특이하게 펄펄 끓여도 김이 잘 나지 않아 먹성 좋게 먹다간 입을 데일 수가 있다. 그래서 남도지방에는 “미운 사위에게 매생이국 준다”는 속담이 있다.
또 속을 알 수 없는 의뭉한 사람을 ‘매생이국’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청정바다가 준 친환경 자연식품 매생이 요리로 막바지 추위를 날려보자.

- 애주가들의 속풀이 해장국=매생이는 뭐니 뭐니 해도 굴을 넣고 끓인 매생이국이 최고의 메뉴다. 요리방법도 간단하다.
청정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흐르는 맑은 물에 가볍게 헹구고 체로 걸러내 준비한다.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마늘 서너 쪽을 빻아 넣는다.
생굴을 조금 넣고 끓이다가 펄펄 끓어오를 때 매생이를 넣으면 된다. 거품이 올라오면 국자로 한두 번 저은 다음 불을 끄고 간을 한 후 참기름 몇 방울만 뿌리면 완성이다. 들어가는 재료는 몇 안 되지만 미각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바다의 향기와 고소한 맛 그리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보다 3배나 많아 속풀이 해장국으로도 그만이다.

- 색다르게 즐기는 퓨전요리=뭔가 이색적인 분위기의 요리를 원한다면 매생이 스파게티에 도전해 보자. 먼저 스파게티면을 끓는 물에 8분 정도 삶아 건지고 베이컨은 잘게 다진다.
매생이는 흐르는 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후 잘게 썬다. 뜨겁게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다진 양파를 넣고 볶은 뒤 다진 베이컨을 넣어 좀더 볶는다.
마지막으로 스파게티면을 넣고 볶다가 매생이를 넣어 좀더 볶은 후 뒤 소금과 통후추로 간을 한다. 맛은 물론 바다의 향이 입안에 퍼지는 느낌이 좋다.

- 활기충전 점심요리=점심메뉴로 계란지단이나 소고기를 넣은 평범한 떡국 대신 매생이 떡국으로 활기를 충전해 보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웰빙식탁이 마련될 것이다.
우선 떡을 미지근한 물에 씻은 뒤 채에 받쳐 준비한다. 굴과 매생이는 소금물에 깨끗이 씻고, 매생이는 가위로 중간 부분을 2번 정도 잘라 둔다. 대파, 홍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준비한다. 냄비에 멸치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매생이와 떡을 넣는다. 굴을 넣고 국간장, 다진마늘, 소금을 넣어 간을 한다. 마지막으로 썰어둔 대파, 홍고추를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제철음식이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겨울에는 영양이 풍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난 매생이 요리가 제격이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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