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덕분에 그동안 다소 멀게 느껴지던 백제 문화권이 한결 가깝게 다가섰다. 서울에서 한 시간 반 이면 닿을 수 있는 일일 주말 여행지로, 역사와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1천년 백제 문화의 본고장 부여. 그곳에는 인기리에 종영됐던 ‘천년지애’에 나온 ‘공주’의 숨결이 느껴지고 있는 듯하다.

백제의 대표적인 절터부여 정림사지
정림사지는 부여 시가지 중심에 위치한 백제의 대표적인 절터의 하나로서, 현재 5층석탑(국보 제9호)과 석조불좌상(보물 제108호)이 남아 있다. 부여 정림사지는 부여읍 동남리에 위치하며, 백제 사적을 대표할 수 있는 유적으로 사적 제301호로 지정돼 있다. 이 사지의 사명이 정림사라 불리고 있는데 백제시대에도 정림사란 명칭이 사용됐는가에 대해서는 관련된 유래나 기록이 없어 알 수가 없다.

연못과 수양버들이 잘 어우러진 부여 궁남지
부여읍 소재지의 남쪽에 위치한 궁남지(사적 제135호, 부여읍 동남리)는 속칭 ‘마래방죽’으로 불리는 곳. 1965~67년 사이에 실시된 복원 공사 이전까지만 해도 자연적인 저습지로 알려졌던 곳이다. 궁남지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연유된 것인데 백제 본기 무왕 35년조에 보면 “궁의 남쪽에 연못을 파고 20리 밖에서 물을 끌어 들였으며 연못가에는 버드나무를 심었다. 연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어 방장선산을 모방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현재 복원된 연못이 백제 왕궁지의 남쪽에 해당하는 연유로 연못의 이름을 ‘궁남지’라 한 것이다.
현재 복원된 궁남지는 본래 크기인 3만여 평의 규모에서 축소된 것으로 주위에는 버드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연못의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정자를 지었다. 펼쳐지는 풍광이 아름답고 간간히 벤치가 놓여 있어 가족 동반 나들이 장소로 적격이다.

백제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부소산과 부소산성
부여읍 쌍북리에 있는 부소산을 찾는 것만으로도 부여 여행은 충분하다. 부소산성(사적 제5호, 106m)은 백제시대 국도인 사비의 중심거점을 이뤘던 역사적인 명소로 부여읍의 북쪽에 있는 야산. 앞으로는 백마강이 흐르고 있는 천연적인 요새로서 백제의 수도인 사비성을 수호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산성이었다. 주변의 사자루, 영일루, 반월루, 낙화암, 고란사 등이 주요 볼거리로 돌아보는데 약 2시간정도가 소요된다.

삼천궁녀 전설을 남겨 준 낙화암
부소산 안에 있는 낙화암(문화재 자료 제110호)과 고란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백제가 나당 연합군에게 침략을 받아 적이 도성에 들어와 살육방화를 일삼자 도성을 빠져나온 많은 백제의 궁녀들이 적병에 유린당하기보다는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다고 하여 천추에 한을 품고 백마강 푸른 물에 몸을 던져서 낙화암은 백제 여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낙화암이란 명칭은 강으로 몸을 날린 여인들의 모습이 꽃이 날리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바위 위에 백화정(충청남도 문화재자료 108호) 6각 정자가 세워져 있다. 정자에 올라서 보는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낙화암 발밑으로 유람선이 왔다 갔다 하면서 ‘백마강 달밤에’를 토해 내고 있다.

의자왕이 마셨다는 고란약수
낙화암 아래 강 언덕에는 고란사가 있다. 고란사가 유명해진 것은 고란초와 약수에 얽힌 전설 때문이다. 백제 의자왕은 항상 고란사에 있는 약수를 애용했는데 매일같이 사람을 보내 이 약수를 운반해 왔다고 한다.
진짜 고란약수라는 증명을 위해 약수에 고란초의 이파리 하나씩을 띄워서 운반했다고 한다. 의자왕은 이 약수를 마셔 원기가 왕성하고 위장병은 물론 감기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고란초를 볼 수가 없다.
또 노부부가 물을 마시고 어린아이가 됐다는 전설도 있다. 물맛이 시원하고 달다. 특이한 것은 고란사에는 피리를 부는 스님이 있다는 점이다.

풍류객이 즐겨 찾는 수북정
백제대교 위에 있는 수북정(부여군 규암면 규암리)은 풍광이 좋아 풍류객들이 찾아와 시를 지었다고 한다. 수북정은 옛 규암나루터 백마강변의 자온대 윗쪽에 세워진 정자. 백마강을 바라보는 풍경이 뛰어난 이 정자는 조선 광해군때에 양주목사를 지낸 김흥국이 인조반정을 피해 이곳에 와서 살면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호를 따서 정자 이름을 지었다.
■자가운전 : 천안~논산간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부산방면 6.6km하행)진입-남공주 IC 진출-40번 도로 이용. 공주에서 23번국도 이용해 들어가면 부여읍. 부소산성 매표소. 구드래 나루터에서 유람선을 타고 여행을 즐기는 것도 방법중 하나. 규암나루터에서 백마강을 따라 빙 둘러 선착장에 이르면 고란사가 지척이며 낙화암까지 올라오면 여행의 백미를 즐길 수 있다.
■별미집·숙박 : 구드래돌쌈밥집(043-836-9259)의 돌쌈밥과 수북정 바로 아래 있는 산장회관(043-835-3039)은 장어구이가 일품이고 봄철 반짝 맛볼 수 있는 우어회도 별미다. 부여시내에 있는 개성식당(043-835-2103)은 값싸고 푸짐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숙박은 부여 시내 숙박업소를 이용하면 된다. 최영순(041-832-8988, 궁남지), 장권익(041-833-2114 오수리)등 민박집이 시설이 좋다. 명진장(041-835-0371, 읍내), 유니버스장(041-836-0707, 구드래 공원입구)이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