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작은 약속을 소중히 실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원혜은 한국한복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취임식 공식행사에 한복을 입고 등장한 박 대통령의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2월26일 당선인 시절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갖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은 박 대통령에게 원 이사장은 “대통령이 되셨으니 우리나라 고유문화를 알리는 한복을 자주 입어 달라”는 건의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기회가 닿는 대로 한복을 입겠다. 이것도 중소기업을 돕는 방법”이라고 답했지만 취임식날부터 한복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광화문에서 열린 ‘복주머니’ 행사에서 금색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붉은색 두루마기에 파란색 치마의 한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날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만찬에도 꽃자주색 바탕에 고동색 금박이 소매와 치마 끝부분에 장식된 화사한 한복을 입었다.
원 이사장에 따르면 한복업계는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아무래도 남성 보다는 여성 대통령이 한복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것.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개최된 공식 행사에서 두벌의 한복을 입고 등장하자 한복업계의 이런 막연한 기대는 박 대통령이 한복업계와의 작은 약속을 지켜줬다는 놀라움과 한복의 사회적 인식 개선에 대한 확신과 희망으로 바뀌었다.
특히 최근 한복 업계가 한복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인력난 등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 이런 분위기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원 이사장의 설명이다.
원 이사장은 지난해 4월 모 일간지가 “혼수·예단에서 가장 후회한 것중 하나가 한복이라는 기사를 내고 나서 한복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평생 결혼식 때 한번 맞추는 옷에서 이제는 아예 불필요한 옷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
원 이사장은 “기사가 나간 후 한복업계는 거의 절벽에 내몰렸다”면서 “결혼 성수기인 가을에 매출이 30% 이상 떨어지고, 매장과 직원수를 줄이는 업계가 크게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동안 2~30년 동안 사명감으로 업계에 종사해온 한복 기술자들의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
원 이사장은 “평생 한복에 매달려온 60세가 넘은 선생님들이 이제는 사명감으로도 버틸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며 업계의 인력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원 이사장은 또 “현재 한복이 일반의류로 분류되고 있지만, 한복은 매일 입는 일반 의류와는 다르다”면서 “한복은 의류업이 아닌 전통산업인 만큼 일반 의류와는 다른 기준을 마련해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3중고, 4중고 속에서 이번 박 대통령의 취임으로 한복업계는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원 이사장은 “취임식 다음날 한복 업체들이 몰려있는 종로5가 광장시장에 나갔더니, 손님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업계 종사자들이 술렁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 이사장은 “조합에서 한복을 왜 안입는지 설문 조사를 한적이 있는데, 불편해서, 비싸서가 아니라 한복을 입으면 남들이 쳐다보기 때문이라는 결과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박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공식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것은 한복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큰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것이 한복업계의 기대다.
원 이사장은 “젊은 세대가 평소에도 편하게 한복을 입을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한복을 자주 입어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또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개최된 공식행사에 한복을 입고 등장하자, 취임전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한복을 자주 입어달라는 건의를 했던 한복업계가 크게 고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날 25일 광화문에서 개최된 복주머니 행사(왼쪽)와 같은 날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만찬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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