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가능성, 도시화에 답이 있다

“중국의 향후 수십 년 성장 잠재력은 도시화에 있다.” 리커창 부총리의 말이다. 지난해말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도시화는 올해 경제정책 추진방향의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였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처럼 도시화를 강조하는 것일까?
우선 도시화는 중국 경제발전 방식 전환의 핵심수단이다. 현재 중국경제는 수출의존형 성장전략에서 내수주도형 성장전략으로 발전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수출부진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분배 개혁이나 사회보장시스템 완비와 같은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겠지만, 이는 단기간 내 달성하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와 투자 여력이 높은 도시경제를 활성화해 더 이상의 잠재성장률 둔화를 막자는 것이다. 중국의 도시지역 소비는 농촌보다 3분의 2 이상 높고, 고정자산 투자도 6배 이상 많기 때문에, 도시화가 중국경제 성장의 엔진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내수주도형 성장전략의 핵심
다음으로 도시화는 ‘조화사회(和諧社會)’ 건설이라는 정치적 목적에도 부합한다. 중국은 여전히 계층 간, 도농 간, 지역 간 격차문제가 심각하다. 그래서 중국정부는 우선 농민공을 ‘도시민화’해 계층 격차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민공은 비농업 활동에 종사하고 있지만 농촌호적을 가지고 있어, 도시민이 향유하는 사회복지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 그 수가 무려 2억5000만명(2011년 기준)으로, 도시인구의 23%에 해당한다.
도농격차와 지역격차 역시 도시화 정책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1년 기준 6억7천만 명의 농촌인구 중 약 1억5000만명에서 4억5000만명이 반(半)실업상태이다. 이들이 구직을 하려면 도시진입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현재 시장가격의 3% 미만에 불과한 농민의 토지수용 가격을 30% 수준으로 인상해 농민이 도시에 정착할 수 있는 재정적 여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 20년간 도시화 지속 전망
그렇다면 도시화로 인한 중국의 발전 여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충분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중국 도시화율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연평균 1.3%씩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2011년 현재 51.27%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하지만 일본(91.1%), 미국(82.4%), 한국(83.2%)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세계 평균(57.8%)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도시에 거주 중인 농민공을 제외한 ‘실질적 도시화율’은 39.5%에 불과해 명목 도시화율과의 격차가 매우 크다. 그 만큼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뜻이다. 도시화율이 매년 1% 포인트 수준의 증가 속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도시화로 인한 발전 추세는 향후 20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도시화로 인한 경제발전 예상효과는 상당하다. 2020년까지 도시화로 인한 투자유발 효과가 무려 40조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연평균 1000만에서 1300만명의 농촌주민이 도시주민으로 전환되면, 소비액은 매년 1000억에서 1300억위안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기업, 내수증대 수혜 전략 마련해야
이처럼 중국의 ‘시티노믹스(Citinomics)’가 제공할 방대한 시장기회에 우리기업과 정부 역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시건설에 소요되는 건자재 및 내수 소비재 수요는 한국 수출에 또 다른 특수를 유발할 것이다. 주택보급과 각종 생활 인프라 구축에 따라 확대된 중산층 소비자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계층별·지역별로 세분화된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의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을 위해서는 중국정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도시건설 방향에 부합하는 프로젝트 발굴이 중요하다. 도시화의 질적 제고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시티, 전력망, 도로교통 통제시스템(ITS), 통신설비, 최첨단 환경에너지 설비 구축 등에 특화된 프로젝트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중국의 도시화는 중국 내 외국기업에게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농민공의 도시민화는 소득증대에 따른 새로운 소비층의 부상이라는 점에서 기회요인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노동비용의 상승요인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도시화의 질적 제고로 인한 환경규제 강화, 외국기업에 대한 특혜 축소 등도 중국에서의 사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처럼 기회와 도전요인을 아울러 감안해 중국 도시화가 제공하는 시장기회에 효과적으로 편승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최명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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