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부진 지속…회복 전망 어두워

소비를 둘러싼 거시경제 여건이 부정적인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야채, 과일과 같은 식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또한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거래가 실종되고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전세와 월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반의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경제 전반적으로 물가불안심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소비흐름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전망을 할 수 있는 데,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분기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태도지수 등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는 소비심리 변화를 통해서 향후 소비흐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1%대 물가에도 불안심리 가중
소비자태도지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현재와 미래의 생활형편 및 경기상황, 그리고 내구재구입태도 등을 고려해 종합적인 소비심리를 측정하는 지표인데, 각 지수가 기준치인 50 이상이면 향후 경기나 소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가, 50 이하이면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3년 1·4분기 소비자 태도지수는 전 분기(44.9)보다 1.5 포인트 상승한 46.4를 기록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2011년 1·4분기부터 9분기 연속 기준치 50을 하회하고 있으나, 2012년 4·4분기 이후 2분기 연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소비심리 부진 강도가 소폭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둔화,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심리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지속하면서 소비심리 부진의 강도는 소폭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계층별로 살펴보면, 모든 소득계층의 소비자태도지수가 2분기 연속 전 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모든 소득계층의 소비자태도지수가 6분기 연속 기준치(50)를 하회하고 있어, 전 계층에서 소비심리 부진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및 미래 생활형편, 현재 및 미래 경기판단, 그리고 내구재 구입태도 등 소비자태도지수의 하위 5가지 구성지표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5가지 하위 구성지표 중 내구재구입태도지수를 제외한 현재와 미래 생활형편, 현재와 미래 경기판단 등 4개 하위지수가 전 분기보다 모두 상승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지수와 미래경기예상지수가 전 분기보다 각각 1.9, 7.2 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 상승 폭을 크게 상회했다. 이것은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의 경제변동상황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012년 12월에 각각 98.4, 99.9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전월보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통상적으로 순환변동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호황, 100 미만이면 불황으로 분류되는데, 아직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 순환변동치가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고 있어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하긴 하지만, 두 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경기부진 정도는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 개선 기대하기 어려울 듯
현재와 미래 생활형편 지수도 각각 45.8, 53.7로 전 분기보다 각각 0.3, 0.9 포인트 상승했으나, 전체 지수 상승폭을 하회했다. 한편, 소비자태도지수를 구성하는 하위 5개 구성항목 중 내구재구입태도지수만인 전 분기보다 2.8 포인트 하락한 47.3을 기록했다. 내구재 구매의향이 부진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물가예상지수이다.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대변하는 물가예상지수는 전 분기보다 0.4 포인트 상승한 71.9을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물가오름세는 크게 둔화됐으나, 공공요금, 주택가격, 농축수산물 가격 등 필수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불안 심리가 다시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1분기 소비자태도지수의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소비자태도지수는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실물경기 둔화와 주택경기 침체, 가계부채 부담 확대 등으로 소비심리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러한 가운데 물가불안 심리도 악화되고 있어 향후에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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