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 3국(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은 인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 3국의 GDP 총합은 2011년 3832억달러로 태국의 1.3배, 베트남 3.3배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에서는 조명을 받지 못했다. 예를 들어 서남아 3국내 유입된 누적 FDI 규모는 334억달러로 인도 2017억달러의 6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남아 3국은 외부의 무관심과 달리 4가지 투자 매력이 존재한다.
첫째, 서남아 3국은 제조 및 물류 기지로서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먼저 이들은 유럽, 중동 등 선진 시장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인건비 역시 다른 경쟁국과 비교해 비교우위에 있다.
3국의 인구는 총 3억5000만명으로 풍부한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유연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은 중국보다 비교우위에 있어 글로벌 의류 업체 사이에서는 서남아 3국이 ‘차이나 플러스 원’으로 통하고 있다. 글로벌 SPA 업체인 유니클로와 H&M의 경우 중국 현지공장을 이 지역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둘째, 대형 소비시장으로서의 풍부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소비시장도 빠르게 확대됐는데, 2011년 3국 소비시장 규모는 4107억달러로 태국의 1.2배, 베트남의 3.2배 규모이다. 2016년에는 40%가 증가한 578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20세 미만 인구 비중이 중국보다 높기 때문에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서남아 3국은 인도와 유사한 비즈니스 관습을 가지고 있다. 기업 오너의 최종 의사결정권, 카스트 제도의 영향에 따른 엄격한 위계질서, 영국식 문화에 따라 모든 계약이나 요청의 문서화 등, 이러한 비즈니스 문화는 서남아 3국은 인도를 중심으로 언어, 문화적 영향을 받은 인도 문화권이자 영국 식민지를 동시에 경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도와 유사한 성향을 보이고 있어 인도와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기업에게는 익숙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넷째, 신뢰와 신용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는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로 그들의 문화에 따라 신뢰와 신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전세계 조직망을 통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유통하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송금 시스템인 하왈라는 오랜 기간 쌓아 온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금융거래 방법으로써 파키스탄에서만 연간 50억달러 이상 거래되고 있다. 이렇듯 서남아 3국의 잠재력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주요국의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국가는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서남아 3국에 투자를 지속해서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고, 최근엔 중국, 중동국가 등 신흥국의 진출도 가속화 되고 있다.
서남아 3국은 투자잠재력이 높아 향후 인프라 확대 시 물류의 요충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해외 업체들의 진출이 미미한 서남아 3국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시아계 기업에게는 유럽의 영향력이 강한 아프리카에 비해 지정학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조속한 진출을 통해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남아 3국 진출 역사가 깊고 현지 영향력이 높은 일본 기업의 벤치마킹을 통해 사업 진출 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김정대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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