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성품에 저돌적 추진력 갖춰

지난 9일 별세한 이석주 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앙회의 과도기를 잘 수습하고 청렴한 활동으로 많은 중소기업인들의 귀감이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1988년 5월부터 1989년 2월말까지의 짧은 재임기간이었지만 중소기업 고유업종 재조정과 중소기업 정보화 기틀마련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1972년 제일콘크리트공업 전무이사로 입사해 1976년 대표이사를 맡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고인은 1982년 한국시멘트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에 취임하며 업계의 수장으로 시멘트업계의 권익 대변에 앞장서왔다. 당시 시멘트가공업은 벽돌·블록·전주·배수관·파일 등 토목건축의 기초자재 산업을 아우르며 전체 규모가 1조원에 이르는 큰 산업이었다. 그는 연합회장 재임시절 연간 250억원에 불과하던 단체수의계약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려 관련업체의 경영안정에 기여했다.
1988년 제15대 중기중앙회장으로 취임한 고인은 원화절상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중소기업 정책개발연구소를 설립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후 재임기간동안 ‘중소기업의 경영안정 및 구조조정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에 앞장선데 이어 중소기업계에 정보화 바람을 일으켰다.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약 25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전산실을 설치하고 1인 1PC 체제를 도입해 중앙회 전산화 작업을 전격 추진하기도 했다. 비록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중소기업이 진짜 주인이 되는 은행을 세워야한다’며 제2 중소기업은행 설립을 강력하게 추진해 많은 중소기업인의 공감을 얻은바 있다.
얼핏 차가운 인상이지만 솔직하고 저돌적인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던 이 회장은 여러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임 회장 궐위로 인한 잔여임기를 맡았기 때문에 재임기간이 9개월로 매우 짧았다. 이 회장은 재임 중 정해진 업무추진비 외에는 사용하지 않고 부족분은 사비를 지출하는 등 깔끔한 성품을 보여줬다.

- 故 이석주 前중소기업중앙회 제15대 회장의 추도식이 지난 1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정문 앞에서 열렸다. 임직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오명주 기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