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일본에서는 맥도날드로부터 촉발된 ‘햄버거전쟁’이 벌어졌다. 당시 맥도날드는 일본 햄버거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500엔이 넘는 햄버거세트를 390엔에 파는 등 대대적인 할인전략을 전개했다. 다른 햄버거 업체들도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대부분 가격을 내렸다. 이 전쟁은 2년후 맥도날드가 할인전략을 그만둘 때까지 계속됐다.
당시 일본 식품전문잡지 ‘푸드서비스’는 “저가전략을 감당할 수 없었던 많은 햄버거 업체들이 피해를 봤지만, 가격경쟁에 참여하지 않은 모스버거만이 맥도날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란 기사를 발신했다. 이후 모스버거는 2012년 기준으로 매장수 1400여개, 매출 623억엔의 일본 제1의 토종 햄버거체인으로 성장했다.
모스버거의 창립자 사쿠라다 사토시는 어떻게 1972년 도쿄 외곽의 지하 2.8평 창고에서 시작해 거대체인을 만들 수 있었을까?
사쿠라다의 첫 번째 성공비결은 ‘정성경영’이다. 모스버거가 앞서 언급했던 햄버거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가격은 비싸도 괜찮다. 정성이 담겨 있으면 절대 고객들에게 외면받지 않는다”라는 사쿠라다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가족에게 대접하듯 정성껏 준비하는 마음가짐이다. 모스버거 1호점에는 ‘스즈키 씨의 모스버거, 다나카 씨의 데리야키버거’ 등 손님의 취향에 맞게 만든 개별메뉴가 있을 정도였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차별경영’이다. 사쿠라다는 평소 “맥도날드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싸움판을 그려야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맥도날드와 같은 메뉴·서비스로는 브랜드, 자본력, 인지도 등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일본인들의 식문화를 반영한 차별적 메뉴들을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1973년에는 미소된장과 간장으로 만든 소스를 넣은 ‘데리야키버거’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켰다. 글로벌 메뉴만 고집했던 맥도날드도 결국 1989년부터 일본인의 식문화를 반영한 데리야키버거를 판매하게 된다. 모스버거는 그 후로도 밥을 빵모양으로 만들어 그 사이 닭고기를 넣은 ‘모스라이스버거(1896년)’, 우엉을 넣은 ‘우엉라이스버거(1990년)’를 연속해서 출시해 햄버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세 번째 성공비결은 ‘인재경영’이다. 사쿠라다는 경영이 아무리 어려워도 사원교육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인재를 교육하는 곳”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직원교육에 필요한 돈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지출하겠다”고 말하곤 했다.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한 서비스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 모스버거의 창립자, 사쿠라다 사토시의 성공비결이 정성경영, 차별경영, 인재경영 등은 어찌 보면 경영학 교과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워드들이다. 그는 이야기한다.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다. 결코 중간에 실패하거나 도산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라고 말이다. 생존을 위한 처절함이 교과서의 키워드들을 살아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이준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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