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을 품은 비가 몇 차례 내린 이후 해그림자가 부쩍 길고 따뜻해졌다. 이맘때면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파릇파릇한 봄맞이를 하고픈 건 누구나의 바람. 벽지, 커튼, 가구 등을 바꿔 새로운 분위를 내는 것도 좋겠지만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꾸며 싱그러운 봄을 맞는 건 어떨까? 커다란 화분에 녹색식물 몇 종류만 심어보자. 햇빛 좋은 날 거실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식물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봄의 풋풋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베란다 정원은 규모에 상관없이 꾸밀 수 있다. 화분 몇 개 놓을 정도면 충분하다. 베란다는 집 안에서 햇볕이 가장 잘 들고 통풍도 잘돼 식물을 키우기에 제격이다. 최근엔 상추, 허브 등을 심어 먹는 즐거움까지 누리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허브는 보는 즐거움은 물론 향기, 공기정화에 아로마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인기다.
전문 원예사들든 “식물을 심을 때는 각각의 성격을 파악해 궁합이 맞는 것끼리 심어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물, 햇빛을 좋아하는 정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한 후 심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대부분 잎이 통통한 것은 물을 싫어하고, 얇은 것은 물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베란다 정원 꾸미기의 첫 단계는 화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식물과 화분을 고르는 것. 보기에 좋고 공기정화 기능까지 뛰어난 관엽식물이 인기다.
벤자민이나 고무나무는 잎이 넓어 외관상 보기에도 좋고 아황산, 벤젠, 질소화합물을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식물을 정했다면 벽돌이나 통나무 등을 이용한 미니 정원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이 경우엔 배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간단하게 정원을 만들 생각이라면 크고 작은 화분들을 조화롭게 놓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업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중간중간 접시나 찻잔, 컵 등 각종 생활소품에 흙을 채워 식물을 심어 놓아도 보기 좋다. 파인애플이나 풍란 등은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지 않으므로 예쁜 유리잔에 컬러 스톤을 깔아 베란다 벽에 걸거 두면 화사하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물만 주어도 쉽게 자라는 상추, 방울토마토 등을 심으면 자연학습에도 도움이 된다.
실내 정원을 만들기 힘들다면 집 밖에 화단을 꾸며 보자. 이 경우엔 화단의 크기, 색깔, 배치 등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실외 정원은 실내에 비해 규모가 크므로 천천히 한 구역씩 채워 나간다는 생각으로 조성하는 게 좋다. 구입한 화초는 심기 전에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자.
화분을 정했다면 크기보다 더 넓게 구덩이를 판 다음 물을 충분히 스며들도록 뿌린 후 인공토나 부엽토를 섞어 심으면 된다.
작물을 심고 가꿀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뭐니 뭐니 해도 물주기다.대부분의 식물은 물을 충분히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엽채류는 하루 한 차례 정도 물을 흙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주는 것이 중요하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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