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조경제’는 이스라엘식 창업 생태계를 그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창조경제 육성방안도 이스라엘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창조경제 모델은 세계 벤처캐피탈의 35%를 집중 투자하게 만드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각계에서도 이스라엘 경제에 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한편,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벤처투자펀드 ‘요즈마 펀드’도 최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요즈마 펀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공약으로 ‘창조경제’를 내세우면서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혁신’을 뜻하며, 이스라엘 정부와 기업이 함께 조성한 벤처캐피털로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요즈마 펀드의 이갈 에를리히 회장은 “기업가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처음 창업하는 사람과 똑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에를리히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 국회에서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들로 구성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주최의 초청 강연에서 “신생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를리히 회장은 “신생 기업이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실패했을 때 커리어에 낙인 찍히는 것처럼 생각하면 (기업가가) 사장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7전8기식 창업가의 경험과 노하우가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한 그는 “한국은 실패를 덜 수용하는 분위기 같다. 많은 사람이 안정된 직장을 원하고, 대기업에서 일하고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요즈마 펀드 시작 전 이스라엘 산업무역노동부에서 수석과학관으로 재직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정부는 기업을 지원하더라도 기업가 활동에 최대한 개입하지 않고 촉매제 역할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연구원과 국회입법조사처가 주최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정책세미나에서는 벤처기업 생태계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이스라엘의 벤처 생태계가 논의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배영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창업자의 적극적인 창업과 벤처캐피털의 공격적 자금 유치를 가능하게 한 인센티브 체제가 이스라엘 시스템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이스라엘 시스템의 장점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창업보육·투자(인큐베이팅) 시스템 성공의 열쇠”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는 지역별로 26개 인큐베이터 센터가 있으며, 인큐베이터가 전체 투자금의 15%를 창업가에게 지원하면 정부는 85%를 매칭펀드 형식으로 R&D 지원금 형식으로 제공한다. 이때 정부는 창업가가 창업기업의 지분 50% 이상을 보유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
배 연구위원은 “이스라엘 시스템 도입으로 기술아이템을 보유한 고급 인력의 창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투자가 선순환될 그리면 정부 지원 자금 회수와 재투자를 통해 차츰 지원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조건 이스라엘 사례를 도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우리는 내수시장이 열악한 이스라엘과 달리 내수시장도 있고 일본, 중국 등 상당히 큰 마켓이 바로 이웃해 있어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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